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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로또와 주식투자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4 17:31

수정 2017.05.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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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로또와 주식투자

정확히 2주일 전이다. 평소 잘 구매하지 않던 로또를 구매해 당첨된 적이 있다. 당첨운이 좋지 않았던 나는 깜짝 놀랐다. 6개 숫자 중 무려 4개를 적중시키며 당당하게 4등에 당첨됐다.

5000원에 당첨된 적은 있지만 4등은 처음이었다. '당첨금이 얼마일까'라는 부푼 마음을 꿈꾸면서 확인해 봤더니 5만원이었다.
4등이 고작 5만원이란 말인가. 당첨금이 적은 것에 약간 실망감을 느꼈다. 그러나 이내 반성 모드로 바뀌었다.

주식시장에 수익률 100%, 200%를 꿈꾸면서 뛰어드는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을 생각했다.

물론 억수로 운이 좋아 자신이 산 주식이 단기간에 2배, 3배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실력이기보다는 운이 더 많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이 늘어서다. 기업의 미래 가치가 좋아져야 주가가 상승하는 구조다. 이런 경우 5년에서 10년이 걸리게 마련이다. 장기투자가 답인 이유다.

그러나 주가가 한 달 사이에 2배 올랐다면 그 기업의 가치도 그만큼 올라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하루 매출이 100억원이었다면 다음 날은 110억원, 그다음 날은 121억원을 해야 하는데 대한민국에 이런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단기간에 상승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려고 한다.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주식시장을 기웃거린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를 맛보며 다시는 주식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실 펀드매니저들이 목표로 하는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것이며 대부분 10% 이내다. 전문가들도 목표수익률이 연간 10%인데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100%, 200%라니. 그것도 단기간에 말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만나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설파해 왔다.

시중은행 금리가 2% 이하이니 연간 수익률이 5%만 되더라도 성공한 주식투자라고 조언한다. 결론적으로 주식시장에서 대박을 좇기보다는 현실에 맞는 기대수익률을 설정, 기대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로또와 주식투자는 다르다. 로또는 사행성 게임에 가까워 주식투자와 대비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도 1년에 300% 이상 오르는 '대박' 종목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시장수익률인 10% 이상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찍는 현 시점은 시장 수익률 이상을 올리기가 더 어렵다.


1000원을 투자해 단기간인 1주일 만에 5만원(수익률 4900%)이 당첨됐는데도 당첨금이 적다고 실망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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