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우리는 '아세안'을 얼마나 알고 있나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4 17:31

수정 2017.05.14 17:31

[특별기고] 우리는 '아세안'을 얼마나 알고 있나

지난 5월초 황금연휴 동안 100만명에 달하는 한국인이 해외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지난해 해외여행객들의 행선지를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1800만명의 해외여행객 중 3분의 1에 이르는 600만명이 동남아지역을 여행했다.

동남아시아 10개 국가들 간 연합인 아세안(ASEAN)은 무역과 투자에 있어서도 한국의 긴밀한 파트너다. 아세안은 우리에게 제2의 무역파트너이고, 아세안으로의 투자는 이미 중국에 대한 투자를 훨씬 넘어섰다.

아세안이 중국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아세안의 경제규모와 성장속도, 한·아세안 협력의 발전가능성을 고려하면 아세안의 가치는 매우 높다.


아세안 10개국은 국내총생산(GDP) 2조6000억달러, 인구 6억4000만명의 거대 공동체이고 평균 5%대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젊은 인구 비율이 높고 중산층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어 소비시장으로서의 잠재력도 크다. 또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인한 타격을 상쇄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아세안 10개국은 지난 2015년 말 하나의 공동체로 출범하면서 세계 무대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이러한 아세안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지난 4월 29일 발표된 정상회의 의장성명서는 올해 아세안이 추진할 여섯가지 중점사항 중 하나로 지역주의의 모델이자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꼽았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경고를 표함으로써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아세안이 우리에게 중요한 파트너임을 보여줬다.

이렇듯 가깝고 중요한 아세안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인도네시아 말에 "그 사람을 알지 못하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한국과 아세안 간 인적교류가 연 800만명을 넘어섰지만 국내에서 아세안의 유수한 역사, 다양한 문화, 종교 등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아쉽다. 또한 50만명에 이르는 국내 거주 아세안인들은 아직도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편 아세안 출신 근로자들과 유학생, 그리고 결혼이민자 가정들은 자국 문화를 소개하고 한국이 성숙한 다문화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2017년은 한·아세안 관계에 중요한 해다. 1967년 출범한 아세안은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지정한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이고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1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과 아세안 간 교류협력 확대를 위해 2009년 설립된 국제기구 한·아세안센터는 이를 기념하며 우리 국민들이 아세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5월과 6월을 '아세안의 달'로 지정하고, '헬로 아세안@50'이라는 슬로건 아래 7개의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아세안과의 관계를 좀더 성숙하고 지속가능한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아세안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와의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과 '톨레랑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번 '아세안의 달'이 아세안을 새롭게 발견하고 느끼고 만끽하는 시간을 선사하기를 기대해본다.

김영선 한-아세안 센터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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