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상선 "4~5년내 정책금융 갚겠다"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5 20:41

수정 2017.05.15 20:41

유창근 사장, 실적발표회 간담회서 자신감
文정부 임기내 상환 밝혀 출자전환 공적자금은 제외
"매각은 아직 입장 못밝혀"
1분기 매출 1조3025억원 작년동기대비 846억 늘어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15일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실적 간담회 뒤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15일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실적 간담회 뒤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상선이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지난 정권에서 지원 받은 정책금융 빚을 갚겠다고 밝혔다. 지난 정부는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해 7000억원 안팎의 자본확충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출자전환된 금융비용까지 모두 갚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현대상선측은 설명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15일 실적발표회 간담회 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출자전환을 제외한) 빚은 4~5년 내로 수익 창출을 통해 차근히 갚아 나겠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임기내에 정책금융 지원금을 갚겠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현대상선은 단기간에 공적자금 투입 혜택을 많이 받은 기업중에 한 곳으로 손꼽힌다. 투입된 공적자금이 많은 만큼 갚을 빚도 많다. 출자전환된 공적자금까지 포함해 모든 빚을 갚기 위해선 대주주가 바뀌어야 한다.

모든 빚을 갚기 위해선 사실상 회사 매각이 가장 빠른 길이다. 현대상선은 최대주주가 출자전환 유상증자로 인해 지난해 7월 최대주주가 현대엘리베이터 외 24인에서 한국산업은행으로 변경됐다. 당시 산업은행 지분율은 13.68%다. 이 과정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유 사장은 문재인 정부 내에 현대상선 매각 가능성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매각에 대해선 답변할 입장이 못된다"며 짧게 밝혔다. 사실상 대주주들에게 매각 결정권이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산업 구조조정 컨트롤 타워를 짜고 조선.해운 등 주요 구조조정 산업을 면밀히 들여다 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향후 새롭게 꾸려진 구조조정 컨트롤 타워와 금융권에서 현대상선 매각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아울러 유 사장은 현대상선 방만경영 감시기구 설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회생길에 들어선 대우조선이 최근 2차 공적자금 투입 뒤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해 민간 합동 감시기구를 만들겠다고 한 것과 차이가 있다.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였던 대우조선의 경우 부실 방만경영이 심했다. 유 사장은 "현금 베이스의 경영이 이뤄진다"면서 "방만 경영의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이날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1분기 매출은 1조3025억원, 영업손실은 131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846억원(7%) 늘었고, 영업손실은 315억원 줄었다.
자산총계는 3조8301억원, 부채총계는 3조811억원, 부채비율은 411%이다. 지난해 3분기 이후 해상운임이 바닥권을 탈피했으나 1분기는 통상적인 계절적 비수기이고, 특히 중국 춘절 이후 운임 약세가 이어지면서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유 사장은 "3.4분기로 가면 계절적 성수기로 접어들기에 실적이 훨씬 많이 개선될 것"이라며 "3.4분기에 물동량이 많고 운임이 급상승하면 월별 또는 주별로 흑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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