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일자리 창출 중심은 '민간'에 둬야

이번 신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적 사안은 일자리 창출 정책이다. 고용의 불안정성이 초래하는 경제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신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렇지만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일자리 창출 정책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시작은 공공부문의 일자리 확대를 통해서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민간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그 방향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1.2%를 기록해 역대 4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OECD 평균의 2배를 넘어가는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은 우려스러운 고용의 민낯을 드러낸다.

일자리 부족은 소비를 위축시키고 가계부채의 부실화 위험을 키운다는 문제점을 가진다. 취업하기가 어렵고, 그나마 찾을 수 있는 일자리가 비정규직이라면 사람들은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빚은 많은데 가계의 소득원이 불안정해지면 빚을 갚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다.

일자리 부족이 가져오는 이런 근원적인 문제점을 인식한다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신정부의 정책방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공공부문의 고용을 확대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함으로써 8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내수를 촉진해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일자리 창출의 주도권을 공공부문이 잡아서는 곤란하다. 공공부문의 역할은 마중물 같은 것이며, 시장 흐름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고용확대라는 목적 달성에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공공부문의 일자리 확대는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에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정부가 돈을 더 써서 공무원을 더 뽑고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바꾸어주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쓸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것이다. 세금이나 국채발행을 제외하면 정부는 뚜렷한 자금마련 수단이 없다. 이는 공공부문의 고용확대가 결국 세금이나 국가부채의 확대를 초래하게 됨을 의미한다. 운이 좋다면 서너 해 정도는 국가재정에 큰 부담 없이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공공부문의 일자리 확대 정책이 결국은 국가재정의 부담을 높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일자리 창출 정책은 민간의 일자리 창출 기능을 지원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 기능은 약해져가고 있다.
대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따라서 민간에 의한 일자리 창출은 결국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대기업보다는 중소.벤처기업에 의한 고용확대라는 방향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관련 분야의 규제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중소.벤처기업의 고용확대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