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랜섬웨어 사태, 보안강국 발판으로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8 17:12

수정 2017.05.18 17:12

[기자수첩] 랜섬웨어 사태, 보안강국 발판으로

지난 주말 전 세계를 강타한 랜섬웨어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우리는 다행히 영국이나 러시아 등 다른 국가보다 피해사례가 적게 보고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 오후 6시부로 국가 사이버위기 경보단계를 주의로 상향 조정하고 예방지침을 전달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15일 주말을 보내고 출근한 직장인들은 정부와 회사 지침에 따라 랜선을 뽑고 PC를 켠 뒤 보안 업데이트 등을 한 덕분일 테다.

'블랙먼데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았지만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랜섬웨어는 계속 진화하고 있고, 특히 5세대(5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IoT)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이버 보안 위협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랜섬웨어 사태로 우리 국민의 보안의식도 한 단계 성숙한 만큼 이를 보안강국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발생하는 기업들의 고객정보 유출사고는 아직도 기업들이 보안관련 투자에 인색하다는 방증이다. 고객정보가 유출되면 사과하고 과징금 얼마를 내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사라져야 한다. 고객정보가 유출되면 '우리 기업은 끝이다'라는 절박함이 있어야 보안에 대한 투자가 확대된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더욱 강력히 적용하는 것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도 보안 관련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안업체들이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적 보안전시회 중 하나인 'RSA 2017'에 다녀온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보안 솔루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처럼 다양한 솔루션이 있기 때문에 해외 스타트업들은 저렴한 비용에 보안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도 정부가 보유한 보안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민간기업들이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발굴, 합리적 가격에 중소 창업기업에 판매하는 보안상품 장터가 형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랜섬웨어는 아직 해결책이 없다. 랜섬웨어에 감염되면 PC에 저장된 자료를 모두 잃게 된다.
예방만이 최선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한 카카오는 창업 초기부터 악성코드 등을 우려해 모든 직원이 맥북을 사용하고 있다.
보안은 비용이 아닌 투자다.

jjoony@fnnews.com 허준 정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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