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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안면홍조는 피부질환… '미세스 홍당무' 홈케어보단 피부과로 가세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8 18:15

수정 2017.05.18 18:15

(14)안면홍조
정확한 원인 없지만 여성호르몬 수치 떨어지는 40~50대 폐경기 여성 70% 이상이 경험
안면홍조 방치땐 혈관 늘어나고 염증 악화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안면홍조는 피부질환… '미세스 홍당무' 홈케어보단 피부과로 가세요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 환자들은 40~50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대한피부과학회가 10개 종합병원 피부과 7960명 안면홍조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환자수가 2014년 2512명에서 2016년 2970명으로 최근 3년간 국내 안면홍조 환자가 약 20% 증가했다고 합니다.

안면홍조는 얼굴, 목 부위의 피부가 갑자기 붉게 변하면서 열감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합니다. 약 2~4분간 지속되며 하루에도 여러 번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발병 초기에는 단지 얼굴에 붉은 색을 띠는 홍반과 화끈거리는 증세가 나타나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주사(rosacea) 등의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안면홍조 발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주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떨어지는 폐경기 여성의 70% 이상이 경험할 정도로 흔히 나타납니다.

하지만 예민한 피부 상태나 긴장 등의 감정변화, 잦은 음주나 심한 스트레스의 경우에도 자율신경계가 자극돼 혈관이 확장되면서 안면홍조가 나타납니다.

이 때문에 연령별로는 40~50대가 52%를 차지해 중년 여성들이 안면홍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계절별로는 봄, 겨울, 가을, 여름 순으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가 많았습니다. 특히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며 상대적으로 환자들의 피부관리가 소홀해지기 쉬운 3~4월에 환자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환자들은 안면홍조를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안면홍조 환자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질환으로 인지하고 있는 환자는 45%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안면홍조가 치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 또한 34%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 때문에 피부과 대신 홈케어로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안면홍조의 치료 및 관리법으로 환자의 71%는 '화장품, 민간요법 등의 홈케어'라고 응답했고, '피부과 병의원 방문'은 25%에 불과했습니다.


최지호 대한피부과학회장(서울아산병원 피부과)은 "안면홍조를 방치하면 혈관이 늘어나고 염증이 악화되어 주사 등의 심각한 피부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심한 경우 눈이 붉게 변하고 각막 손상까지 가져오는 안구주사, 코와 턱의 형태가 변해 수술이 필요한 비류성 주사도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많은 안면홍조 환자들이 지루성 피부염을 동반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루성 피부염이 안면홍조 혹은 주사와 혼동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기반으로 조기부터 안면홍조를 치료해야 한다는 거죠.

이미우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피부과)는 "피부건강의 적신호 안면홍조는 얼굴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 환자들의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따라서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환자의 피부타입에 맞춘 치료 계획을 세우고, 세안 및 보습 단계에서 질환을 관리하는 일상생활 습관을 잘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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