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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자연맹, 허투루 쓰인 특수활동비 '수두룩'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24 17:36

수정 2017.05.24 17:36

법무부 특수활동비 공개
특수활동비가 본래 예산편성 취지와는 다르게 기관운영 경비 등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납세자연맹은 25일 2015년 특수활동비 편성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라고 정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사진=한국납세자연맹
/사진=한국납세자연맹
납세자연맹은 특수활동비가 남용되는 많은 사례 중 법무부의 경우 △연구활동비 △법률지원비 △범죄수사활동비 △수사활동비 △자료수집활동비 △직무활동비 △업무지원활동비 △체류외국인동향조사 △국민생활침해단속비 등을 꼽았다.

국회는 △위원회활동지원 △입법활동지원 △입법 및 정책개발 등에, 국세청은 △역외탈세대응활동 △세무조사반 활동비 등에 각각 특수활동비가 편성됐다. 감사원, 국무조정실, 대법원,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통일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도 △국정수행활동 △주요시책 실태점검 △자문위원 지원 등에 쓰였다.

특수활동비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정원은 2015년의 경우 70억이 더 증가한 4782억원이 편성됐으나 납세자연맹이 입수한 특수활동비 편성현황에는 세부 산출근거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납세자연맹은 "특수활동비 중 기밀을 요하지 않는 비용은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단순 계도·단속 및 수사·조사활동), 기타운영비(유관기관 간담회, 화환 및 조화구입, 축·조의금 등) 등 다른 일반 예산항목으로 책정이 가능하다"며 "최근 법무부의 '돈봉투 만찬' 사례와 같이 일부 고위 관료들이 당초 특수활동비 취지와 다르게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국민의 세금인 특수활동비를 통제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납세자연맹은 "특수활동비의 폐단을 막기 위해 특수활동비 사용내역(지출일자, 금액, 사용인, 사용목적)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라"며 "특별감사팀을 만들어 특수활동비가 취지에 맞게 사용되는지 감사하고 오남용된 금액은 즉각 환수함과 동시에 관련자를 징계·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납세자연맹은 "특수활동비가 힘 있는 부처 고위공직자들의 특권의식에 기반한 예산"이라며 "이는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고 국민에 대한 책임을 진다'와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않으며 어떤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는 헌법 제7조와 제11조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연맹은 이어 "특히 급여성 특수활동비의 경우에는 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으므로 조세평등주의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우리나라 국민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이유는 내가 낸 세금이 공공재로 돌아오지 않고 중간에서 낭비되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자발적인 성실납세 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정보기관이외의 특수활동비는 조속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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