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후배에게도 배운다… ‘탱크’는 오늘도 진화중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24 17:51

수정 2017.05.24 17:51

위창수에 스윙 체크 이후 비거리 늘어 SK텔레콤오픈 정상급 플레이로 찬사
노력파 최경주의 변신 후배들에 귀감
최경주가 후배인 위창수를 스윙 코치로 영입해 비거리가 늘어나는 등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비거리가 줄어 드는 것을 스스로 용인할 수 없는데다 2년 후 챔피언스투어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변신이 불가피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경주가 후배인 위창수를 스윙 코치로 영입해 비거리가 늘어나는 등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비거리가 줄어 드는 것을 스스로 용인할 수 없는데다 2년 후 챔피언스투어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변신이 불가피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국산 탱크' 최경주(47.SK텔레콤)의 진화를 위한 몸부림이 큰 울림이 되고 있다.

최경주는 지난 2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해 후배들과 샷 대결을 펼쳤다.
비록 대회 통산 4승에는 실패했으나 정상급 남자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룬 갤러리 앞에서 인상적 플레이를 펼쳤다. 이번 대회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후배들은 말할 것도 없고 주말 골퍼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됐다.

그는 현재 또 다른 변신을 시도 중이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대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경주는 "첫번째 이유는 2년 뒤면 진출하게 될 시니어(챔피언스) 투어를 위한 사전 준비이고, 두번째는 거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물리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서 동양인으로는 최다인 통산 8승을 거두고 있는 최경주는 만50세가 되는 2019년 5월 19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챔피언스투어 자격을 얻게 된다. 투어 커리어 상금 순위 23위(3194만5250달러)로 챔피언스 투어 영구 시드권자다. 퀄리파잉스쿨 면제는 물론 본인이 원할 경우 모든 대회에 출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으로 자격만 되길 기다리는 건 그 스스로 용납이 되지 않았다. 최경주는 자타가 인정하는 '노력파'에다 '학구파'다. 하루 2000개 이상의 연습볼을 쳐 손가락이 펴지지 않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일화다. 클럽 등 장비는 국내 활동 때부터 스스로 피팅을 했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수시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한 건 당연하다. 해결책은 현재 투어 활동을 중단하고 레슨에 치중하고 있는 후배 위창수(45)였다. 이는 한 마디로 '신의 한 수'였다. 최경주는 결정적 순간에 지인들에게 자신의 스윙을 체크받는 것을 선호한다. 아무래도 가까이서 자주 본 사람들이 자신의 스윙을 가장 객관적으로 파악한다는 판단에서다.

'위창수 카드'는 즉각 효과를 봤다. 무엇보다도 비거리가 늘었다. 최경주는 "예전 스윙은 몸에 무리가 따랐다"면서 "(위)창수가 가르쳐준 대로 스윙하니 몸이 한결 편해졌다. 아픈 곳도 없어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거리도 늘었지만 평생 페이드(똑바로 날아가다 오른쪽으로 휘는 구질)로 살았는데 드로(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구질)를 칠 수 있게 됐다"며 변화에 대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SK텔레콤오픈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경쟁을 펼쳤던 최진호(33.현대제철)와 박상현(34.동아제약)도 대선배의 비거리에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최경주의 드라이버 티샷이 이들보다 더 멀리 날아간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박상현은 "예전에 비해 거리가 는데다 더 정교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번 시즌 그리고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면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의 변신이 후배들에게 분명 본보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의 후배들과 한국 남자골프를 위한 사랑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경주는 이번 귀국길에 자신의 이름을 건 KPGA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 개최를 위한 조인식 등 빠듯한 일정도 소화했다.
그는 "여러 차례 국내 대회에 출전했지만 시차적응이 되지 않아 이번만큼 힘든 적은 없었다"며 "대회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나 다소 홀가분해졌으니까 월요일에 미국으로 돌아가면 투어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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