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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웃음과 눈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29 17:20

수정 2017.05.29 17:20

[fn논단] 웃음과 눈물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스트레스 없이 살아갈 수는 없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도 한다. 하지만 과도할 때는 분명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긴장과 두통, 혈압상승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해소하기 위해 각자 나름의 비법을 동원한다.
스포츠나 음악감상, 독서, 음주, 여행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활동으로도 여의치 않을 때가 많다. 조물주는 인간에게 스트레스를 주면서, 동시에 이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도 선사했다. 바로 웃음과 눈물이다. 이것이 코르티솔 수치를 낮춰준다고 한다. 인간에게는 자연의 명의인 셈이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절묘한 조화가 아닐 수 없다.

어린아이는 잘 웃고 잘 운다. 아이는 울다가도 금방 방긋방긋 웃는다. 웃음과 울음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웃음이 명약인 것을 알게 되면서, 오직 환자를 웃게 함으로써 난치병을 치료하는 병원도 생겼다고 한다. 놀랍게도 상당수의 환자가 호전된다고 한다. 이러하니 웃음치료사가 장래 유망 직업이 될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직원회의나 각종 행사를 할 때가 많았다. 이때 대부분의 직원은 표정이 밝고 행동도 재빠르다. 그런데 간혹 말도 없고 웃는 모습 한 번 보이지 않는 직원이 있다. 고객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호감 있는 인상을 보여야 하는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웃음과 눈물이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가 폭발적인 바이럴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구전 효과가 큰 광고물을 만들고 싶다면 웃음과 눈물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눈물은 분노를 누그러뜨린다.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서 눈물을 흘리고 나면 한결 분노가 옅어진다. 나중에 다시 화가 치밀어도 그 강도가 현저히 낮다. 눈물이 분노를 녹여낸 것이다. 필자는 부모로부터 남자는 눈물을 보이면 안된다고 배우며 자란 세대이다. 이런 점에서 특히 중년 남자의 눈물이 아름답게 보이는 그런 사회가 되면 괜찮지 않을까.

여자는 남자에 비해 7년 정도 더 오래 산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여자가 남자보다 잘 울고 잘 웃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 여자가 더 오래 사는 것인지 그 진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웃음과 눈물로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는 여자가 더 현명한 것은 분명하다.

남성들이여, 웃음과 눈물을 참지 말자. 그런데 울고 싶어도 혼자서 울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아파트 베란다마저 거실을 넓히느라 사라지고 있다. 여자들에게는 주방이란 공간이 있지 않은가. 남자들에게도 숨 쉴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남자들도 지금보다 더 많이 웃고 울어야 한다.

사람은 웃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잘 웃는 사람이 건강하고 창의력도 높다고 한다.
자연히 직장에서의 업무능력도 더 뛰어나다. 펀(FUN) 경영으로 조직원의 참여와 열정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웃음을 현대 경영에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종휘 전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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