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중기청-중진공 '사업전환지원사업'으로 재기한 티앤지세정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31 18:06

수정 2017.05.31 22:30

"두번의 자금 수혈로 엔진 제조기업 변신"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가장 많이 꼽는 것은 고부가 가치 기술 개발과 신사업 진출이다. 차별화된 경쟁력만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자금 여력이 충분치 못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신사업 진출을 시도하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다. 한번의 도전이 회사의 존폐를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엔진 부품 제조 기업으로 시작한 '티앤지세정'은 도전을 택했다.

김민호 티앤지세정 대표는 5월31일 "정체는 현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퇴보라는 신념으로 사업 전환이라는 도전을 시작했다"며 "엔진 부품을 제조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엔진을 생산해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엔진 부품 회사서 엔진 제조업체로

엔진 완제품 제조회사로 변신한 티앤지세정은 원래 농기계 소음기 제조업체로 시작했다. 국내업체들에 제품을 의뢰받아 생산하던 중 미국을 방문해 미국 엔진제조업체 'PSI'의 담당자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PSI' 담당자로부터 엔진 부품을 직접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것. 6개월을 메달려 만든 엔진의 핵심 부품이 바로 '제너레이터 핸들 어셉블리'다.

제너레이터 핸들 어셉블리를 지난 2005년 미국에 수출하면서 자동차 엔진부품, 농기계 엔진부품, 중장비 엔진부품 등의 제조 의뢰가 들어왔다. 2012년 매출은 40억원으로 늘었고 직원도 30명까지 늘었다.

이같은 성과에 김 대표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티앤지세정'이라는 회사 이름을 단 엔진을 직접 생산하는 내연기관 제조업으로의 사업 전환을 결심한 것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생산 의뢰를 받은 기업으로부터 도면을 받아서 엔진 부품을 제조하면서 엔진 부품 제조 노하우와 기술력은 쌓여있는 상태였다"며 "이제 우리 회사 이름으로 된 엔진을 만드는 도전을 시작해야 될 때라고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부품을 직접 제조하기 위해 7603㎡ 부지에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에는 엔진제조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오랫동안 신뢰 관계를 맺고 있던 미국의 업체로 가서 기술을 습득하고 왔다.

공장은 완공했지만 엔진 개발을 위한 추가 설비와 부품 구입이 필요했다. 하지만 공장을 짓느라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았다.

■사업전환자금 두번 수혈…엔진 제조기업 변신

마음을 졸이던 끝에 티앤지세정은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사업전환 자금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연간 5억원 이내, 최근 1년간 10인 이상 고용창출 기업에는 연간 10억원 이내에서 사업 전환지원사업 운전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티앤지세정은 운전자금을 통해 기술 개발에 필요한 엔진블록과 전장 부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추가 설비를 갖춘 티앤지세정은 지난 2015년 발전기용 천연가스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디젤 발전기는 기름을 사용하다보니 매연이 발생하기도 하고 기름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 기름이 부패돼 발전기가 필요한 순간에 활용하지 못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하지만 티앤지세정이 개발한 발전기용 천연가스엔진은 도시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없고, 도시가스관에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티앤지세정은 발전기용 천연가스엔진로 2015년 남미와 미국, 중국에 이어 2016년에는 미국과 멕시코, 볼리비아, 이탈리아에 수출했다.
사업 전환 후 매출도 2015년 80억원에서 2016년 100억원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티앤지세정은 한 번 더 사업전환 자금 지원을 받아 엔진을 조립하기 위한 생산 시설을 추가로 구입했다.


김 대표는 "발전기용 천연가스엔진 제품의 라인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최종 목표는 자동차 엔진 제조지만 향후 자동차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