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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레저] 6월의 숲이 전하는 말 "괜찮아, 네 뜻대로 해"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1 17:17

수정 2017.06.01 17:19

마음을 다독이는 힐링, 짜릿한 액티비티… 초여름 숲의 '두 얼굴'
신록이 우거진 6월,  휴양림 숲길을 걸어보자
숲은 듣는다. 밤사이 핀 꽃망울의 열림, 바람 따라 여행을 시작하는 씨앗의 떨림, 서걱서걱 풀잎을 꿰는 애벌레의 움츠림 하나하나에 귀기울인다. 나무는 땅속 깊이 뿌리내려 울창한 그늘을 만들고 한 걸음 비켜서서 물길을 틔운다.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살아 있다는 증거로 싹을 틔우고 때가 되면 스스로 거름이 된다. 숲은 인내하고 생명을 보듬고 마지막에 길을 낸다. 숲을 찾는 사람에게 내미는 손길과 발길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6월에 가볼만한 휴양림 숲길'을 따라 숲 체험을 떠나보자.

[yes+ 레저] 6월의 숲이 전하는 말

[yes+ 레저] 6월의 숲이 전하는 말

■첩첩산골 은둔의 유토피아 양양 미천골자연휴양림

6월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숲으로 들자. 청정한 계곡이 펼쳐진 강원도 첩첩산골은 어떨까. 백두대간 구룡령 아래 자리한 미천골자연휴양림은 태양을 피하기 좋은 곳이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 신비로운 불바라기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에 발 담그고 세상을 잠시 잊어보자. 휴양림에서 묵은 다음 날에는 양양의 바다를 찾아간다. 가는 길에 해담마을에서 수륙양용자동차 타고 스릴을 즐기고, 송천떡마을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든 떡도 맛보자. 갈대가 흐드러진 남대천연어생태공원을 거닐고, 푸른 바다가 펼쳐진 낙산사에서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미천골자연휴양림은 가는 길 자체가 여행이다. 수도권에서 멀고 먼 첩첩산골에 자리한 까닭이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서 조침령터널을 통과하기보다 홍천군 내면에서 구룡령을 넘는 방법을 추천한다. 구불구불 이어진 구룡령 꼭대기에 오르면 차를 세우고 둘러보자. 양양 이정표가 반기는 곳에 서면, 양양 쪽으로 거대한 산맥이 물결친다. 백두대간이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며 흘러가는 모습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다. 첩첩 산줄기 중에 가장 높은 곳이 설악산 대청봉이다.

[yes+ 레저] 6월의 숲이 전하는 말

■사계절 마법같은 치유가 있는 곳, 양평 산음자연휴양림

경기 양평에 자리한 산음자연휴양림의 숲길은 사계절 내내 마음을 다독이는 치유의 숲을 품었다. 위로가 필요할 때면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산음은 산그늘이란 뜻이다. 휴양림 인근 봉미산과 용문산, 소리산의 높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에워싸 산그늘에 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꼬불꼬불한 도로를 따라 휴양림에 도착하면 잣나무와 낙엽송, 물푸레나무, 참나무가 하늘로 솟았고 국수나무와 병꽃나무, 쪽동백, 노린재나무가 어른 키와 맞닿는다.

숲길은 매표소와 야영장을 지나 산림문화휴양관에서 시작한다. 건강증진센터 기준으로 왼쪽 치유의 숲과 2야영장 오른편에 난 치유의 숲을 따라 전체 2㎞ 정도 산책로가 이어진다. 건강증진센터 입구의 데크로드는 약 260m로 잣나무 숲에 조성돼 있다. 센터 뒷길에서 본격적인 산책로가 시작된다. 천천히 걸으며 고개를 숙여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계절은 낮은 곳부터 천천히 오는 모양이다. 초록 잎을 이불 삼아 덮은 홍자색 족도리풀도 그렇다. 땅의 온기에 기대어 새색시 족두리처럼 오므린 입을 둥지의 아기 새처럼 봄햇살을 향해 벌린다.

[yes+ 레저] 6월의 숲이 전하는 말

■보고 만지고 뛰어노는 체험 공간, 홍성 용봉산 자연휴양림

충남 홍성 용봉산은 해발 381m로 야트막하고, 기슭에 자연휴양림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다.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고 만지고, 보고 체험하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자연체험 공간도 갖췄다. 휴양림 입구 산림전시관에는 홍성의 역사와 문화, 용봉산의 민속과 전설, 용봉산에서 자라는 나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한다. 충남 최장거리 도보 트레일로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내포문화숲길의 일부 구간이 용봉산을 지난다.

용봉산은 충남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덕산면, 삽교읍에 걸쳐 있다. 규모는 작지만 산 전체가 기묘한 바위와 봉우리로 이루어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용봉산이라는 이름은 산세가 용의 몸과 봉황의 머리를 닮은 데서 유래했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험하지 않아 등산객에게 사랑받는다. 정상에 오르면 충남도청이 자리한 내포신도시를 비롯해 예산 덕숭산, 서산 가야산, 예당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홍성은 산과 바다, 역사적 명소를 두루 갖췄다. 조선시대에 축성한 홍성 홍주읍성, 한용운 선생 생가, 한국 현대미술의 거목 이응노 선생의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고암이응노생가 기념관을 함께 둘러보고, 서해안을 따라 조성된 천수만 권역의 속동전망대와 일몰이 아름다운 궁리포구도 빼놓지 말자.

[yes+ 레저] 6월의 숲이 전하는 말

전남 보성 제암산자연휴양림은 자연 속 힐링과 짜릿한 모험이 가득한 마법의 숲이다. 한 여행객이 휴양림 안 계곡에 설치된 짚라인을 즐기고 있다.
전남 보성 제암산자연휴양림은 자연 속 힐링과 짜릿한 모험이 가득한 마법의 숲이다. 한 여행객이 휴양림 안 계곡에 설치된 짚라인을 즐기고 있다.

■5.8㎞ 평평한 길따라 산악트레킹, 보성 제암산자연휴양림

전남 보성에 있는 제암산자연휴양림은 자연 속 힐링과 짜릿한 모험이 가득한 마법의 숲이다. 더늠길은 능선을 넘나들며 울창한 숲길을 걷는 무장애 산악 트레킹 코스로 5.8㎞ 전 구간이 평평한 데크로 만들어졌다. 제암산은 해발 807m 정상에 '임금 제(帝)' 자를 닮은 바위가 우뚝 솟아서 붙은 이름이다. 산세가 수려하고 주변 경치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휴양림 안에 숲속의집과 휴양관 등 숙박시설 47실과 계곡 물놀이장, 야영장, 등산로와 산책로, 모험 시설 등 다양한 휴양시설을 갖췄다. 이곳을 대표하는 힐링 주자는 산악 트레킹이 가능한 더늠길이다. 더늠길은 5.8㎞ 전 구간이 경사가 완만하고 평평해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도 가능하다. 체력에 자신이 없는 노인이나 어린이는 물론 장애인도 편하게 숲길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이른 아침,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쬐는 초여름 햇살을 받으며 느긋하게 숲길 산책에 나서본다. 온통 초록빛 세상인 데크를 따라 걷는 발걸음이 가볍고 편안하다.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 숲 위를 걷는 기분이 든다. 편백나무 군락지를 지나 해발 500m인 해피 500지점에 닿으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제암산 정상이 보인다. 임금바위, 병풍바위, 매바위, 요강바위 등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더늠길을 벗어나 등산로를 이용하면 정상까지 다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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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대크기 난대림 자생지, 전남 완도수목원

전남 완도수목원은 1991년 문을 연 우리나라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이자 국내 유일한 난대 수목원이다. 사시사철 녹음을 자랑하는 붉가시나무와 구실잣밤나무 등 상록수가 주를 이루고, 완도를 대표하는 완도호랑가시가 자라는 곳이다. 울창한 난대림을 바라보고 거닐면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정화된다.

완도의 상징인 완도타워에는 최근 모노레일이 개통했다. 48인승 대형 모노레일로 사방이 커다란 유리창이라 완도 읍내와 다도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완도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 입체적이다. 읍내 뒤편으로 완도의 최고봉인 상황봉을 비롯한 능선이 병풍처럼 이어지고, 완도와 신지도를 잇는 주홍색 신지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신지도 너머로 고금도, 약산도(조약도), 생일도 등이 점점이 떠 있다. 완도는 해상왕 장보고의 섬이다. 약 1200년 전 동아시아의 바다를 주름잡은 신라인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올해 신지도와 고금도를 잇는 장보고대교가 개통하면 고금도와 약산도는 물론, 고금대교를 건너 전남 강진이나 장흥으로 향하는 여정이 더욱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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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숲 피톤치드로 온몸 살균,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경남 남해는 '다도해의 보물섬'이라 불린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227ha에 이르는 편백나무과 삼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가 힐링을 약속하는 곳이다. 피톤치드는 특유의 살균 효과 덕분에 아토피를 비롯한 피부 질환에 좋고, 신경계를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정신을 맑게 해준다. 편백은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방출하는 나무로 알려졌다. 온천욕을 즐기는 일본인이 편백나무로 만든 히노끼탕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사와 미세먼지에 찌든 한국인에게 온천욕보다 편백 삼림욕이 필요해 보인다.

남해는 아름다운 자연과 멋진 예술 작품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 어우러져 있다.
오래 전에 문 닫은 폐교를 예술 공간으로 바꾼 해오름예술촌, 이름처럼 은빛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상주은모래비치, 바닷길이 갈라지는 장관을 볼 수 있는 문항어촌체험마을, 이순신 장군의 가묘가 있는 남해 충렬사 등도 이 지역의 보물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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