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yes+ Health] 냉장고, 여름엔 너도 못 믿겠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1 20:46

수정 2017.06.01 20:46

식중독, 예방법은
여름철 장보기는 상온→냉장→냉동 식품順
닭.수산물 등 세척할땐 생으로 먹는 채소.과일에 물 튀지 않도록 주의를
조리-비조리 재료는 칼.도마 구분해 사용해야
냉장고속에서도 균 자라.. 무조건 음식 끓여서 보관.. 하루 이상 넣어두지 말아야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상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처럼 미생물 또는 미생물의 독소 등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한 후 탈이 나는 식중독은 잠복기가 짧고 전염력이 없는 질환을 말한다. 식중독은 5~6월부터 발생해 8월이 되면 환자가 최고조에 달한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평균 식중독 발생 환자를 월별로 분류했을 때 8월 5635명, 5월 3990명, 9월 3323명, 6월 3301명 순으로 나타났다.

■72시간 이내 구토 등 증상 발생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있다.

장염살모넬라균은 육류나 계란, 우유, 버터 등에 균을 포함한 동물의 분변이 오염될 경우 발생한다.
장염비브리오균은 해변가에서 조개, 굴 등 어패류나 생선을 날로 먹고 난 뒤에 발생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초기에는 장염 증상을 일으키다가 패혈증을 일으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특히 간기능이 나쁜 사람이나 당뇨병와 같은 만성질환을 앓은 사람이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돼 주의해야 한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요리하는 사람의 손에 염증이나 부스럼이 있을 때 그 상처로부터 균이 음식으로 오염되는 것이다.

식중독균에 감염되면 12~72시간 후 구토.설사.복통 등에 시달리게 된다. 보통 성인의 경우 1~3일 이내에 자연 치유가 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약자, 만성질환자들은 식중독에 걸리면 설사가 지속되면서 탈수 증상이 오게 된다. 따라서 따뜻한 물을 많이 마셔 탈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조치한 뒤 신속히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설사가 날 때 자가진단으로 지사제(설사약)를 먹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특히 소아의 경우 설사를 억제하기 위한 지사제 복용은 절대 금물이다. 지사제를 함부로 복용하면 장내의 식중독균 및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게 돼 질병이 이환되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복통이나 구토를 완화시키기 위한 약물 치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특정 세균에 의한 식중독일 경우 항생제도 제한적으로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시겔라균에 의한 여행자 설사의 경우 항생제 치료로 질병 이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식중독에 걸렸다면 설사로 인한 탈수를 막는 것이 필수적이다. 생수나 보리차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알코올, 카페인, 설탕 함유 음료는 피해야 한다. 설사는 물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전해질들이 녹아 있다. 따라서 전해질 보충을 위해 이온음료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당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는 이온음료를 그냥 마실 경우 설사를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물에 희석하도록 한다.

■식중독 예방, 위생관리가 최선

식중독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식재료의 구입, 조리, 섭취 각 단계마다 조심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할 때는 상온보관 식품부터 냉장, 냉동 식품의 순으로 구입한다. 예를 들어 식용류 등 상온 보관제품을 먼저 사고 과일·채소, 그 다음은 햄·어묵 등 가공된 냉장식품을 산다. 이후 육류·어패류를 사면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은 혹시나 상온에 노출되면 음식이 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조리할 때는 청결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조리 전 비누 등 손세정제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닭이나 수산물 등을 세척할 때는 생으로 섭취하는 채소나 과일에 물이 튀지 않도록 주의한다.

조리가 되지 않은 식품과 이미 조리가 된 식품은 칼.도마를 구분해 사용하도록 한다. 도마나 칼, 행주 등은 정기적으로 삶거나 햇볕에 말려 소독해야 한다. 조리할 때 식중독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음식이 내부까지 완전히 익도록 충분히 가열해주는 게 좋다.

여름에 자주 먹는 냉면이나 콩국수의 경우에는 국물을 급속 냉동시켜주는 게 좋다. 조리한 음식은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하고 상온에 2시간 이상 방치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중 하나가 바로 냉장보관된 음식은 안전하다고 믿는 것이다. 만약 음식이나 음식재료가 요리 중이나 이동 중에 오염이 되었다면 냉장고에 넣어두더라도 음식물 속에 균이 그대로 살아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냉장고 속에서도 균이 자랄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 음식은 무조건 끓여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한다. 차게 먹어야 하는 음식도 끓인 후에 식혀 먹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냉장실 보관도 하루 이상 하지 않도록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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