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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노동과 재벌개혁 절충점 찾아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8 17:27

수정 2017.06.08 17:27

모건스탠리 조언 새겨듣길.. 김동연 '혁신성장론' 주목
세계적 투자은행(IB)인 모간스탠리가 한국 경제와 증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모간스탠리는 8일 '개혁으로 돌파하라(Breaking away through Reform)'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세계 무역경기 훈풍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 2.3%에서 2.8%, 2.6%로 올렸다. 수출회복세가 내수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였다.

모간스탠리는 한술 더 떠 내년 말 코스피지수가 최대 3200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혁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기분 좋은 분석이다. 하지만 너무 들뜰 필요는 없어 보인다.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간스탠리는 새 정부에 재벌개혁은 물론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대.중소기업 간 경제활동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양질의 일자리는 결국 대기업의 투자에서 나오는 만큼 노동과 재벌 개혁의 절충점을 찾으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노동개혁의 초점도 일자리 창출만이 아닌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 경제가 긴 터널의 끄트머리에 서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6분기 만에 1%대를 회복했다지만 건설투자를 제외하면 실제 성장률은 0%에 가깝다. 그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올리지 않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OECD는 보호무역주의와 부동산.가계부채 문제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살아나지 않는 소비와 고용시장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서비스부문 규제개혁 등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이라고 주문했다.

OECD와 모간스탠리의 지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미 역대 정권들이 추진했지만 풀지 못한 숙제다. 그런데도 새 정부는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규제완화와 노동개혁에는 눈을 감았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세금으로 공무원 늘리기 등 되레 거꾸로 간다. 혹여라도 눈에 보이는 경제지표에만 매달려 분배만 강조해 위기를 자초할까 우려된다.

그런 측면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혁신성장론은 주목된다. 새 정부 경제정책에서 빠진 개혁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서다. 혁신성장은 규제개혁, 유망서비스업 육성, 기술혁신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경제팀 인선을 발표하면서 "경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 우리 경제가 가야 할 길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에 있다"고 말했다.
균형 있는 정책 수립에 대한 김 후보자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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