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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때아닌 매치플레이 경기방식 논쟁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1 19:34

수정 2017.06.11 19:34

[현장클릭] 때아닌 매치플레이 경기방식 논쟁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10억원) 경기방식을 놓고 말들이 많다.

KPGA코리안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방식인 이 대회는 조별 예선전을 거쳐 16강 진출자를 가르는 일반 매치플레이와 달리 16강전 진출자 16명이 4개 조로 나뉘어 세 차례의 조별 리그를 치른다. 그렇게 해서 대회 마지막날 각조 1위자 중에서 상위 승점자 2명이 결승전, 하위 2명이 3, 4위전을 갖는다. 나머지 12명은 각조 순위에 따라 최종 순위 결정전을 갖는다. 조별 순위 승점 기준은 다승(단 무승부가 패보다 앞선다)이 1순위, 홀별 승점제(승리홀 1점, 무승부 0점, 패 -1점)가 2순위다.

얼핏 봐선 복잡해 보이지만 대회 방식에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일부에서 지적하는 문제점이 전혀 생뚱맞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 방식이 다소 변칙적으로 정해진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팬들을 위한 배려다. 대회 마지막날 가급적 많은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갤러리에게 보여주려는 주최측의 의도가 적극 반영된 것이다.

이 대회 창설의 산파역인 대회 대행사 케이프온 민세중 대표는 "6회 대회까지 마지막날 2경기만 치르게 돼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너무 밋밋했다"며 "선수들의 경쟁력 제고와 갤러리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작년부터 방식을 바꾸게 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대회 3, 4위전에 진출한 전가람(22.연천군)은 "처음 해보는 경기방식인데 나름 스릴이 있어 아주 재미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상금 순위 4위에 랭크된 박상현(34.동아제약)은 "주최측이 대회 흥행을 위해 마련한 방식에 선수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면 된다"며 "조별 리그에서 1패를 하면 결승 진출이 사실상 무산돼 다소 맥이 풀린 것은 사실이나 순위 결정전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일부 참가 선수들이 경기방식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을 더욱 헷갈리게 한 점이다. 특히 승패가 결정된 도미(Dormie) 상황이다. 그 경우 패자도 끝까지 홀아웃해야 한다. 승점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가 왜 홀아웃을 해야 하는지 의아해 하는 모습이 TV중계화면에 수차례 비춰졌다.

최근 들어 KPGA코리안투어가 바닥을 치고 서서히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기 쇠락의 남자골프에 지속적 애정을 갖고 후원을 마다하지 않은 스폰서 기업들의 헌신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대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경기방식은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제2의 도약을 바라는 KPGA코리안투어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게 현재의 KPGA코리안투어 상황이다.
한 개의 대회를 더 여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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