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靑 인사시스템 보강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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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발목잡기 탓하기 앞서.. 인사위서 철저 검증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했다. 위장전입 이력에다 청문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자녀 증여세 체납 의혹 등이 제기돼 야권의 비토를 받던 후보자였다. 그러지 않아도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가 몰래 혼인신고 전력 등으로 낙마한 뒤끝이다. 자칫 대치정국이 더욱 꼬이면서 여야 협치마저 물 건너갈 판이다. 청와대는 인사검증 시스템의 허점을 속히 메워 개혁의 기틀을 잡아야 할 임기 초반을 허송하지 말기 바란다.

애초에 병역면탈,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세금 탈루, 논문 표절 등 5대 비리인사 공직 배제원칙을 지키라고 국민이 등 떠민 것도 아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스스로 공약했다. 그렇다면 청와대는 흠결이 적은 후보를 고르는 데 최선을 다한 것인지부터 자성해야 한다.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몰래 파서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의 무효판결을 받은 안 후보자를 법무장관 후보자로 올릴 정도라면 말이다. 조국 민정수석이나 조현옥 인사수석은 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어제 "국민이 촛불정신으로 만든 문재인정부를 사사건건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자리 추경 등 새 정부의 역점 정책과 관련해서 여당 입장에선 야권에 그런 서운함을 표출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인사 문제에 관한 한 설득력이 없는 불만일 뿐이다. 현 여당의 야당 시절 총리나 장관 후보자를 여럿 낙마시킨 과거사를 새삼 들추려는 게 아니다. 내놓는 후보마다 이런저런 얼룩이 덕지덕지 묻어 있으니 어디 야당의 비협조를 탓할 계제인가.

강 외교장관의 몇몇 의혹은 직무와 직결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인지는 모르겠다. 평생 쓴 논문 3편 중 석.박사 논문은 표절, 학술지 논문은 중복게재 의혹을 낳고 있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후보의 사례는 더 치명적 흠결이다. 음주운전 면허취소 이력은 그렇다 치더라도 공동창업한 회사의 임금 상습체불 전력으로 도마에 올라 있는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가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민생 개혁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금쪽같은 허니문 기간을 인사실패라는 자충수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권이라는 비아냥 속에 날려버려선 안 된다. 청와대는 이제부터라도 속히 인사위원회를 가동해 사전검증에 힘쓰고, 코드에 집착하는 대신 능력과 도덕성 양 측면에서 인재풀도 넓히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