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 Money]

삼성증권 오현석 리서치센터장 "해외투자는 필수… 미국 대형주·베트남 소형주 유망"

한국자본시장 비중 전세계 2% 불과
국내투자만 고집한다면 92%의 기회 버리는 셈
투자자산 60~70% G2 우량기업으로 채우고 그외 일본-B2B기업.대만-통신.은행주'주목'

우리나라가 저성장.고령화에 접어든 만큼 주식시장도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기회를 잡아아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미국은 안정적인 대형주, 베트남은 소형주 중심의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해외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국내 투자자의 아시아 이머징 주식투자에서 시장점유율 66%(4월말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해외주식에 손을 대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당장은 '국내 증시도 좋은데 굳이 수수료와 세금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길게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저성장.고령화로 접어들었고, 새로운 성장기업의 출현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가 1999년 7월 말 이후 약 18년 동안 시가총액 1위를 달리고 있다.

더구나 전 세계에서 한국 자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2016년 10월 기준)에 불과하다. 국내투자에만 머무른다면 나머지 98%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재 70여개 글로벌 시장에서 7만개가 넘는 기업의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오 센터장은 "어느 나라(시장), 어느 종목이 유망하다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투자자마다 투자자산 규모나 위험 감내 수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미국은 안정적인 대형주,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소형주 중심의 투자가 어울린다"며 "자신의 성향에 맞게 적절히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들의 행태를 보면 미국이나 중국에는 한번에 10억∼20억원을 쏟아붓는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베트남에는 2∼3개 종목에 4000만∼5000만원을 넣는 것이 보통이다.

오 센터장은 "G2(미국.중국)의 비중을 전체 투자자산의 60∼70% 정도로 높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나머지는 일본이나 홍콩, 대만, 베트남 등에서 채우는 것이다.

그는 "나라(시장)별 특성에 맞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의 경우 글로벌 우량기업들이 즐비한 만큼 '삼성전자보다 좋은 기업을 찾는 것'이 숙제라고 봤다.

오 센터장은 "미국에서는 혁신기업, 그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가장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미국시장의 톱7으로 아마존, 테슬라, 알파벳, 애플, 페이스북, JP모간체이스, 존슨앤드존슨을 꼽았다.

그는 이어 "중국은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통 중의학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주가 재평가를 받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오량액, 귀주모태 등 바이주(백주) 제조업체들도 투자목록에 올려놓을 만하다.

대만은 배당성향이 세계 최고수준인 점을 감안해 배당주에 투자하거나 파운드리(위탁생산)에 강한 만큼 반도체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애플의 밸류체인에 있는 종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오 센터장은 "대만의 은행주나 통신주는 배당성향이 90%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에서는 제조업 중에서도 원천기술을 가진 기업과 기업간거래(B2B)에서 강한 기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베트남의 경우 먹고, 입고, 마시는 것을 만드는 업체 그리고 인프라 관련 기업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0∼3000달러에서 5000∼8000달러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수수료 등을 감안해 연 10∼20%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해외투자는 국내만큼 회전율이 높지 않아 실질적인 수수료의 차이는 크게 없다"면서 "환율 리스크 역시 마이너스도 플러스도 될 수 있어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국내 투자자들의 자국물(홈바이어스) 비중이 너무 높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물자산이 원화로 집중된 것보다 달러, 위안, 엔 등으로 다변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위기상황에 대처하기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중국이나 베트남 기업의 회계 불투명성에 대해서는 "우리의 잣대로 눈높이를 맞추면 투자할 회사가 하나도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 자체가 그 시장이 갖고 있는 리스크라는 얘기다. 오 센터장은 "30년 전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에 투자할 때를 생각해보라"면서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더 크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돈을 잃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주의사항이다. 먼저 '국내 주식처럼 단기간으로 투자기간을 국한하지 말라'는 것이다.
회전율이 높으면 거래비용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다음은 '특정 시장이나 종목에 '몰빵'하지 말라'는 조언이다. 시장이나 기업에 대한 정보가 미흡할 수밖에 없고, 설사 정보가 있어도 현지와 국내에서의 해석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