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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사이, ‘상호의존관계’

입력 2017.06.20 07:02수정 2017.06.20 07:52


[신화와 신창①]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사이, ‘상호의존관계’


아이돌에게 팬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그들 간의 끈끈한 애정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팬덤이 있어야 아이돌이 존재하고, 팬덤이 건재해야 아이돌이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다는 변화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제 아이돌이 존재해야 팬덤이 만들어지는 때는 아니다. 팬들이 아이돌에게 보내는 일방적인 사랑으로 팀이 유지되거나, 팀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면 팬들이 고분고분 따르던 시대는 저 멀리 갔다. 현재만 보더라도 팬들이 특정 멤버의 탈퇴를 외치기도 하고,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성명서 발표도 하지 않는가.

한 마디로 팬덤과 소통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고, 아이돌과 팬덤은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주는 상호보완관계에서, 한쪽 요소로만 될 수 없고 서로 다른 한 쪽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상호의존관계로 변했다. 어느 하나가 삐걱대는 순간, 이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룹 신화는 이 관계의 변화양상을 철저하게 보여주는 팀이다. 터닝포인트는 크게 두 번이 있었다. 바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계약이 만료됐던 2003년과 군 제대 후 신화컴퍼니를 설립한 2011년이다.

신화는 본인들 스스로 주변을 돌아보지 못할 정도로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말할 정도로 인기 아이돌의 바쁜 삶을 살아왔다. 이민우는 과거를 스포츠카에, 김동완은 혼돈의 시대로 표현할 정도였다. 너무 잘 나가고 있지만, 자신들이 뭘 하는지 모르고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말해 멤버들은 가수가 되고 싶어 신화가 되었고, 열정과 별개로 소속사와의 계약에 따라 정해진 기간 동안 활동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당시 신화와 신화창조의 교류는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 형성해 나갔다기보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03년 SM과 계약이 만료된 후 흩어지지 않고 한데 모인 순간, 수동적이었던 관계는 능동적인 관계로 완전히 방향이 틀어졌다. 신화는 자신들을 믿고 존속을 바라는 신화창조를 위해, 또 본인들을 위해 어려운 길을 택했다. 즉, 주체적으로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과정의 시작이었다.

[신화와 신창①]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사이, ‘상호의존관계’


신화와 신화창조의 관계가 남달라진 때가 이 때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멤버들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느라 자리를 비웠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약 4년간 흔들림 없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신화는 스스로 정체성을 구축하고자 했고, 이를 믿고 지지해준 팬덤은 막강한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다.

멤버들이 모두 전역하기 1년 전이었던 2011년, 신화는 완전체 활동을 앞두고 정체성을 뚜렷이 하기 위해 신화컴퍼니를 설립했다. 이는 멤버들이 ‘신화’로서 ‘신화창조’를 유지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빛나는 사건이었다.

더 나아가 그 과정에서 신화가 오픈엔터테인먼트로부터 상표권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들은 신화와 신화창조의 신뢰관계에 쐐기를 박았다. 이들 사이에서는 ‘에릭이 양복 입고 변호사 만나던 시절’로 통한다.

무대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펼쳐야 할 사람이 양복을 입고 법 공부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신화’라는 이름을 자신들의 손으로 되찾겠다는 절절한 의지, 그리고 신화로서 신화창조를 지키겠다는 진심이었다.

그 결과 신화는 아이돌 최초로 팀 상표권을 보유한 그룹이 됐다. 2년여에 걸친 상표권 소송이 마무리됐던 시기는 2015년이다. 그리고 해당 날짜였던 5월 29일은 지금까지 ‘신복절(신화+광복절)’로 불린다.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주체적인 힘을 되찾았던 것처럼, 신화도 뜻깊은 독립을 누리게 됐다는 뜻이다.

신화와 신화창조의 관계가 단순한 시간의 흐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없는 이유이다.

이들은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냈고, 그럴 때마다 더욱 신뢰했다. 그 안에는 수만 겹의 환희와 좌절, 행복과 슬픔이 공존해있으며 그 억겁의 감정은 상호의존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신화와 신창②]에서 이어집니다.

[신화와 신창①]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사이, ‘상호의존관계’
[신화와 신창②] “당연한 시간은 없다”...함께 만들어가는 20주년
[신화와 신창③] ‘신화의 빅픽처’라 쓰고 ‘영원’이라 읽는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