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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줄어드는 생산가능인구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0 17:09

수정 2017.06.20 17:09

[여의나루] 줄어드는 생산가능인구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의 지속으로 금년부터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저출산의 지속으로 젊은 층 인구가 줄어들면서 생산가능인구로의 유입이 감소하는 한편 고령화의 진전으로 생산가능인구로부터의 유출이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러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유엔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총인구 중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64.1%에서 2060년 60.5%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총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9.3%에서 2060년 20.5%로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다른 국가들보다 급속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인구 중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은 2015년 기준 73.0%이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후 빠른 속도로 하락해 2035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은 물론 미국 및 독일에 비해서도 낮아지고 2060년에는 49.7%로 하락하면서 일본보다도 낮아지는 것으로 예견된다. 이는 향후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이들 국가보다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젊은 층 인구가 상대적으로 급속히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노동생산성 향상이 동반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인력부족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더라도 해당 국가에서 기존의 높은 실업률로 인해 상당 규모의 여유인력이 존재하거나 또는 경기부진의 지속에 따라 신규 인력수요의 증가가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면 인력부족 현상의 발생은 시기적으로 늦춰지거나 완화되어 나타나게 된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중반부터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시작됐으나 경기부진의 장기화에 따라 실제 인력부족 현상은 대략 20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함께 산업인력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전체 취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이 2004년 24.8%에서 2016년 38.0%로 크게 증가함으로써 산업 현장에서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인력의 고령화는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하락시키고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국제통화기금이 2016년에 22개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고령인력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고령인력 비중의 증가는 노동생산성 증가를 둔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산업인력의 고령화 진전이 우리 경제 전반의 인력 감소와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성장잠재력과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따른 인력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보육정책의 강화와 고령인력에 대한 교육의 확대 등을 통해 여성 및 고령 인력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제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등 전문인력의 수요가 비교적 큰 분야에는 해외 인력의 유치도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통해 고령친화적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 전반의 기술혁신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령화에 따라 보건, 의약 등 향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인력공급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오상봉 전 산업연구원장·한림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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