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탈리아 은행 2곳 파산…금융위기 재발하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5 13:46

수정 2017.06.25 13:46

이탈리아 북부 베네치아 지역의 은행 2곳에 대한 폐쇄가 결정됐다. 이탈리아 정부가 금융위기를 우려해 유럽연합(EU)과 수개월 동안 파산을 막기 위한 협상에 매달렸지만 끝내 문을 닫게됐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3위 경제국 이탈리아가 다시 금융위기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24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네치아가 주도인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의 중간 규모 은행인 '베네토 방카'와 '방카 포폴라레 디 비첸자'가 폐쇄될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밤 이들 2개 은행이 "파산하거나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확인했다.

이탈리아는 앞서 이탈리아내 3위 은행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는 각고의 노력 끝에 살리는데 성공했지만 베네토방카 등의 파산은 결국 막지 못했다.


베네토방카 등이 파산하면 파산 수습을 위한 정부 지출, 예금보험 기금 등 이탈리아 금융시스템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 등 후속대책에 따른 비용이 100억유로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CB는 성명에서 이들 2개 은행이 "반복적으로 필요자본 기준을 위반했다"면서 "이들 은행에 적절한 자본계획 제출에 필요한 시간을 줬지만 진전이 가능한 신뢰할만한 계획안을 내놓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특히 이들 2개 은행 파산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이들이 위치한 베네토주는 이탈리아 공업 중심지로 이들이 파산하게 되면 이탈리아 경제에 상당한 충격파를 줄 수 았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었다.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의 이탈리아 정부는 은행 부실을 해소하면서 파산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수개월간 EU와 논의를 진행해왔지만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은행 파산이 이탈리아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로 정부가 협상에 매달렸지만 해결방안 마련에는 실패했다.

은행부실 해결과 부실은행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제한하는 EU 규정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EU는 부실은행을 국가가 지원하기 전에 민간부문의 출자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베네토방카와 방카 포폴라레는 부실규모가 12억유로 수준이다. 이들 은행이 갖고 있는 '좋은' 자산은 북부 토리노 지역 최대 은행이자 가장 안전한 은행으로 평가받는 '방카 인테사 산파올로'가 단돈 1유로에 인수하게 된다.

인테사 산파올로는 부실자산은 받지 않고, 2개 은행 파산에 따른 4000여명의 실업 비용, 법적 위험에서도 제외된다.

도미노까지는 아니더라도 또 다른 이탈리아 은행이 파산을 앞두고 있어 이탈리아 은행권은 몬테데이 파스키 이후 또 다시 휘청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제노바의 중간급 지역은행 '방카 카리제'도 재무상황을 개선하지 못하면 청산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한편 EU는 성명에서 이탈리아 정부와 후속조처 마련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파산 은행 예금주들은 "EU 규정에 따라 완전히 보호받는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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