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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도 출신 차별 만연.. 우수 인력 확보에 악영향

누군가 "자네는 출신이 어디인가"라고 묻는다면 일반적으로 자신의 고향과 학교를 말할 것이다.

그러나 군대에서는 의미가 약간 다르다. '어떤 과정으로 장교가 됐느냐'는 뜻이기 때문이다. 상급 지휘관들은 군 복무 중 뛰어난 성과를 내는 장교들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하는데, 육군사관학교를 나오지 않은 장교들은 이런 질문이 곤혹스럽다고 한다.

지난 25일 군수.병참 계통의 한 육군 영관장교는 "출신을 물을 때 괴롭다"면서 "상급 지휘관들은 은연중에 내가 육사 출신일 거라고 기대해서 던지는 말이지만, 내가 학사장교 출신이라고 대답하면 이내 실망감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이 장교는 "내가 학사 몇 기라고 답하면 대다수는 육사 몇 기와 동기냐고 묻곤 한다"면서 "이 또한 어째 육사가 아닌 '타 출신'(비육사)이 여기에 왔느냐는 의미인 경우가 많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학군장교(ROTC) 출신인 또 다른 영관장교는 "출신이 어디냐를 묻는 상급 지휘관의 질문은 정말 피하고 싶다"며 "출신 파벌을 따지는 우리 군의 부끄러운 일면이기에 나는 '제 고향은 부산입니다'라며 회피한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우리 군 전체의 모습이라고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육군의 출신별 장군 진급현황을 보면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다.

매년 임관하는 육군 소위 중 5% 남짓한 육사 출신들이 육군 준장에서 중장까지 차지하는 평균비율은 78.4%(2012년 기준)다. 계급별로 본다면 대령에서 준장은 77.6%, 준장에서 소장은 81.8%, 소장에서 중장은 80%다.

3사관학교 출신의 장군 평균비율은 12.2%,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학군장교와 학사장교는 각각 8.1%와 1.4%다.

대한민국의 국방을 위해 우수인력을 획득하기 위한 사관학교 출신 중심으로 인사가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육사 출신만이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3사관학교 동문회가 조사한 자료(2011년 기준)에 따르면 전두환 정권 이전까지 육군장군 비율은 육사 30%, 비육사 70%였다. 전두환 정권 전에는 고졸 갑종 출신과 단기사관 출신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육군장군 비율은 육사 79%, 비육사 21%로 장군의 육사 편중도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국회 국방위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지나치게 육사 출신에 집중된 장군 비율은 국방개혁과 군내 사기증진에 저해요소"라면서 "미국은 월남전 이후 군의 도덕성 회복과 건전한 개혁을 위해 웨스트포인트(미국 육사)가 30% 내외, 예비장교훈련단(ROTC)이 50% 내외, 학사장교 제도와 유사한 장교후보생과정(OCS)이 15% 정도로 장군 진급의 균형을 잡았다"고 말한다.

김 의원은 또 "최근 학사장교 임관식에서 대통령상 수상자가 있었는데도 중앙언론에 보도자료도 배포되지 않았고, 육군 중장인 교육사령관 주관으로 임관식을 한 것은 차별"이라면서 "이런 차별은 간부의 복무의지 저하와 우수한 장교인력을 획득하는 데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국방개혁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군 장군 비율 조정 등 거시적 계획이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