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브라질 검찰, 테메르 대통령 부패 혐의로 기소...정국 혼란 가속화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7 16:39

수정 2017.06.27 16:39

지지율 7%를 기록하고 있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현지에서는 일단 여당이 하원 과반 이상을 차지한 만큼 실제 재판은 어렵다는 분위기지만 극도로 저조한 지지율과 잇따른 추문으로 인해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호드리고 자노 브라질 연방검찰총장은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연방대법원에 테메르 대통령의 부패 혐의에 대한 기소장을 제출했다. 브라질에서 대통령을 재판에 세우기 위해서는 하원의석의 3분의 2(513석 가운데 342석)의 동의가 필요하며 재판이 시작되면 6개월간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다. 현재 테메르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정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는 하원 63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제 3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하원 47석) 등의 우파정당들과 연정을 이루고 있다. CNBC에 의하면 테메르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250~300명의 하원 의원들이 테메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 회계조작으로 탄핵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에 이어 지난해 5월 취임한 테메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호세프 전 대통령과 같이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다. 지난 2014년 선거 당시 호세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선거캠프에 합류했던 그는 불법 선거자금 수수 혐의를 받았다. 테메르 대통령은 이달 연방선거법원에서 열린 대선 무효 판결에서 재판관 7명 중 4명의 지지를 받아 가까스로 파면을 면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세차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정경유착을 수사해 온 브라질 연방검찰은 테메르 대통령의 또 다른 부패 혐의를 포착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자신의 집무실에서 세계 최대 육류 수출회사인 JBS의 조에슬레이 바치스타 대표를 만나,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에게 입막음 목적으로 금품을 계속 제공하라고 말했다. 브라질 검찰은 해당 대화가 담긴 녹음테이프가 공개된 이후 서면 질의 등을 통해 대통령을 수사했으며 녹음테이프에 기록된 내용이 진실이라고 확인했다. 테메르 대통령뿐만 아니라 테메르 정부 장관들 가운데 3분의 1이 검찰의 부패 수사를 받고 있다.


CNBC는 하원의 테메르 대통령 지지 세력이 확고해 보이지만 바닥을 향해가는 테메르 정부의 지지율을 감안하면 반란표가 나올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이달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테메르 정부의 지지율은 7%로 2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아울러 브라질 연방검찰은 테메르 대통령이 이번 기소에서 빠져나가더라도 부패 수사 방해에 따른 사법방해 혐의 등을 물어 추가 기소에 나설 계획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