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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공무원 증원보다 경쟁력이 먼저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7 17:16

수정 2017.06.27 17:16

[여의나루] 공무원 증원보다 경쟁력이 먼저

국회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가경정예산과 공무원 증원 관련 여야 간 논쟁이 한창이다.

얼마 전 연례적으로 발표하는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17년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가 발표되었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63개 평가대상 국가 중 2011년 22위에서 계속 하락해 2017년은 29위로 중위권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2011년 이후 지속되는 국제경쟁력 하락 추세다. 단순히 일개 민간기관의 평가결과로 외면하기에는 글로벌 무한경쟁시대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미래와 전망을 어둡게 하는 지표이다.

특히 정부 행정의 경쟁력 평가항목인 '정부 결정 및 집행의 효과성'에 대한 국제경쟁력이 지난해 세계 43위에서 올해는 49위로 크게 하락한 점이 눈에 띈다.


정부 경쟁력이 낮다는 것은 정부의 규제가 많고 전문성이 낮아 민간부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4위이고 총수출금액은 세계 8위인 점과 비교한다면 민간부문에 비해 정부부문의 혁신과 효율성 증대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고 하겠다.

새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하반기 공무원 1만2000명 증원, 5년 내 교육공무원 1만6000명 증원 등 공무원의 '양적인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각 정부부처는 업무의 혁신과 전문성 개선 등 공무원의 '질적인 향상' 노력보다는 인원 늘리기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관료제도의 비효율성을 비판한 '파킨슨의 법칙'(공무원의 숫자는 업무량에 관계없이 조직의 이기심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증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업은 효율성 증대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치열한 국제경쟁시장에서 생존이 위협받거나 퇴출되기 때문에 끊임없는 자기혁신에 치중한다. 그동안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행정전산화에 노력했음에도 우리 행정의 국제경쟁력이 계속 뒷걸음치고 공무원 숫자가 증가하는 것은 기업처럼 절박성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도 30여년 공직에 근무한 경험으로 볼 때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불필요한 잉여인력이 상당수 있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현재 증원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공무원도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는 추세, 학생과 교사 수가 비슷한 농어촌지역 현황 등을 볼 때 교사의 지역 간 재배치 노력이 선행돼야 하겠다.

공무원 수 증가의 효과가 단기적으로 구직청년들에게 이익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와 국민에 불이익이 되는 경우 인적자원 배분의 왜곡과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국민들의 세금부담 등 부정적 효과를 고려해서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공무원 증원도 민간기업처럼 베니피트/코스트(B/C) 효과 분석을 통해 타당성 분석이 필요하다.

공무원 1만2000명 증원에 따른 향후 재정부담 규모가 30년 재직기준으로 직접·간접비용 포함 시 최소한 22조원 이상(1인당 1년 평균 6000만원 가정)으로 추정된다. 당장 청년들에게 물고기를 나눠주는 것은 쉽지만, 향후 물고기 값을 누가 지불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경제활동인구 6명이 65세 이상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는 구조이다. 향후 20년, 30년 후 청년 2명 내지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미래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일자리 문제는 세계 모든 국가가 당면하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이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정신적 영역'조차 대체하고 있는 대변화의 시대이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와 질적 향상 등 경쟁력 향상이 더욱 중시돼야 한다.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관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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