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한·미 정상회담, 내각 중 강경화 외교 장관만 수행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7 17:40

수정 2017.06.27 21:43

경제라인·국방 장관 빠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은 사실상 경제라인이 일절 배제된 가운데 외교.안보라인 중에서도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도하에 전부처 장관 중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만 참석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반입 고의 누락 사태를 빚은 국방부 장관은 수행단에서 제외됐다.

27일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미국 동부시간 29~30일)에 내각 장관 중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만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안보 회담'으로 규정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우호적인 분위기 형성 구축을 최대목표로 설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현재 교체기에 있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경제라인은 물론이고 심지어 사드 문제를 비롯해 방위비 협상 등 한.미 동맹과 관련된 각종 현안이 있는 국방부 장관.차관 역시 수행명단에서 제외된 점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일부에선 국방부 개혁론의 대두와 외교관 주도의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의 위상변화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국방부 장관이 순방을 수행한 적이 있으나 매번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을 수행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국방부 소외론에 대해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선 국방부 과장급(대령급) 실무자 1명과 합동참모본부의 장관급 장교(장군) 1명이 수행할 것"이라며 "서주석 차관은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 한민구 장관이 물러날 수 있다는 정황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국방부 2층 대회의실에는 '제44.45대 국방부 장관 이·취임식' 플래카드가 걸린 채 장관 이·취임식 예행연습이 열렸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합참은 29일 한민구 장관에 대한 환송식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취임식도 앞서 국방부 차관 이.취임식보다 작은 규모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차관 이.취임식은 국방부 대강당에서 열렸으나 이번엔 그보다 작은 국방부 2층 대회의실에서 치러진다. 일각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에 국방부 장.차관이 배제되고, 외부의 눈을 의식한 조촐한 이.취임식이 열리는 것은 청와대가 국방부를 길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경제라인 배제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한.미 간 에너지 협력이라든가 미국 내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미국 금리인상기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 등 미국과 협력해야 할 사안들이 많은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정상회담을 주관하는 외교부에서 경제라인에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란 볼멘소리도 나온다.

경제부처 한 관계자는 "경제부총리가 동행할 경우 의전서열상 외교부 장관 앞에 서게 되기 때문에 대개 정상회담에 경제부총리를 포함시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를 대표한 경제사절단도 '미니 사절단'으로 꾸려져 앞서 미.중, 미.일 정상회담 때와 비교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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