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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 나와야 '지역인재' 라니.. 지방高-수도권大 졸업생 '역차별'

문재인 대통령은 "지역 인재를 적어도 30% 이상은 채용하도록 '지역 인재 채용 할당제'를 운영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정부는 '지역 인재 채용 할당제'를 법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소식을 처음 접하면서 문득 지난 2월 자신을 '한국의 취준생'이라고 소개한 한 독자의 편지가 떠올랐다. 이 독자는 지난 2월 7일 본지가 보도한 '공기업, 지역 인재에 좁은문'이라는 기사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했던 취업준비생이다. 그의 편지를 다시 읽고 나니, 지방에서 열심히 공부해 소위 '인서울'에 성공한 대학생 가운데 공기업 입사를 준비 중인 적지 않은 이들이 걱정됐다.

독자 '한국의 취준생'의 주장은 두 가지다. 우선 '지역 인재'의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현재 모든 공기업은 지역 인재의 기준을 '최종 학교', 즉 지방대학교를 나온 지원자만 '지방 인재'로 인정하고 있어 지방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후 수도권이나 해외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이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이가 지방대학교로 진학한 경우는 '지역 인재'와는 거리가 있음에도 가산점(10% 내외) 혹은 할당제(현재 20%) 혜택까지 누리고 있다는 것. 그래서 그는 "지방 인재 가점은 '최종 졸업학교' 기준이 아닌 '실제 거주기간'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과연 지역 할당제가 근본적으로 공정한 게임이냐'는 질문이다. 그는 "수도권 대학교에 비해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는 지역당 1~2개로 매우 적기 때문에 공기업 채용 과정에서 '지역 인재'에게 부여되는 10% 내외의 가산점은 수도권 대학교 학생들과 비슷한 능력을 가진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 학생들에게 매우 유리한 가점"이라며 "지역 청년 채용률이 낮다는 것을 기업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맞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대학은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빚을 내서 서울로 갔더니 취업할 때가 되니 '지역 인재'가 되지 못해 빚은 빚대로 지고, 미래는 더욱 막막한 상황이 돼버린 셈이다.


오죽 억울했으면 이렇게 편지를 썼을까 싶었다. 그는 편지 마지막에 "기자님이 정부 정책 담당자가 아니기에 제가 이 점을 지적해도 소용이 없겠지만, 지역 인재 고용 정부기조 때문에 수도권 대학 졸업자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으며 지역 인재의 기준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썼다. 물론 수많은 지역 인재가 취업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도 해소해야겠지만, 전체 열 개의 자리 중 세 자리는 '특정인의 자리'로 정해두는 게 과연 "기회는 평등할 것"이라고 했던 문 대통령의 약속과 일맥상통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