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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의 '유럽 프로젝트' 속도낸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7 18:29

수정 2017.06.27 21:57

네이버 영토 확대 진두지휘.. 佛 스타트업공간 확보 이어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 인수
제2의'라인 신화'초석 마련
이해진의 '유럽 프로젝트' 속도낸다

포털 네이버와 모바일메신저 '라인'으로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점렴한 네이버가 유럽으로 장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사진)가 직접 유럽으로 건너가 빠른 의사결정을 무기로 유럽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프랑스의 음향기술 기업 드비알레 투자를 시작으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지원공간 '스페이스 그린' 구축, 인공지능(AI) 연구소 제로스리서치센터유럽 인수 등의 낭보를 잇따라 전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네이버의 글로벌 시장 도전 초석이 마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광폭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사회 의장 직함도 내려놓고 유럽으로 떠난 이해진 창업자의 진두지휘 아래 광속으로 진행되는 현지 투자와 사업확장이 과거 일본에서 이뤄낸 '라인의 성공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 인수, 글로벌 AI 기술력 확보

27일 네이버는 미국기업 제록스로부터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하고, AI 등 미래 기술 분야 연구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993년 설립된 XRCE는 프랑스판 실리콘밸리인 그르노블 지역에 있는 첨단기술연구센터다. 20년 이상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처리 등 인공지능 분야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15일 프랑스 소재의 세계 최대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인큐베이팅센터 '스테이션F'에 스타트업 지원 공간인 '스페이스 그린'을 마련하고,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의 역량 있는 스타트업들과 파트너로서 협력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장관의 코렐리아 캐피탈에 라인과 각각 5000만 유로씩, 총 1억 유로를 출자했다. 또 프랑스의 하이엔드 음향기술 기업 드비알레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유럽 공략, 첨병은 '기술'

네이버가 유럽 시장에서 잇따라 진행한 대규모 투자의 공통점은 기술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첨단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지난해 8월 뉴욕.도쿄 증시에 라인을 동시 상장하는 당일 유럽 시장 공략을 천명하며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기술우선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유럽 첫 투자였던 드비알레는 음향기술 기업으로 네이버의 음성인식 기술력을 한층 높여줄 투자처로 낙점됐다. 스타트업 지원공간 '스페이스 그린'과 XRCE 인수 역시 기술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의 스타트업은 주로 AI, 사물인터넷, 가상현실과 같은 첨단 기술분야에 집중돼 있어 글로벌 IT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영국 벤처캐피털 아토미코는 지난해 유럽 기술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는 136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올해 유럽 첨단기술 분야의 M&A도 총 88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XRCE 인수 역시 AI 기술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AI를 핵심경쟁력으로 지목하고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XRCE 인수로 단숨에 글로벌 AI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XRCE가 연구해 온 머신러닝, AI 분야에서의 다양한 결과물들의 많은 부분에서 네이버랩스와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인공지능 연구도 공통된 문제의식과 주제를 가지고 있어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국내선 글로벌 네트워크 보유한 미래에셋대우와 혈맹 맺어

아울러 네이버는 유럽 현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지난 26일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각각 5000억원씩을 상호 투자하고 글로벌 디지털금융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AI 등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발굴하고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의 파트너가 된 미래에셋대우는 유럽, 미국을 포함,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 전세계 9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네이버의 전략에 가장 부합하는 파트너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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