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미일 컨소시엄, 도시바 메모리반도체 인수 빨라질듯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7 19:31

수정 2017.06.27 19:31

도시바 "최대한 빨리 판다"
우선협상대상자 계약 생략 곧바로 최종 계약체결 예정
WD 매각 중단소송 걸림돌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컨소시엄'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도시바 메모리반도체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도시바가 통상적인 우선협상대상자 계약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최종 계약을 진행키로 해서다. 이에 따라 매각 완료 시점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도시바의 제휴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매각 중단 관련 소송 문제는 이번 인수합병(M&A)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28일 반도체메모리 사업에 대한 최종 매각 계약을 한미일 연합과 체결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지난 21일 일본의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 한국의 SK하이닉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하는 한미일연합을 반도체메모리 부문 매각의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업계는 이르면 이날, 혹은 28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도시바 측은 이를 생략하고, 곧바로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M&A는 우선협상계약을 체결하고 정밀심사를 한 후 최종 계약에 사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라며 이같은 도시바의 방식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도시바가 그만큼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점에 매각이 완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정회계와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의 손실 등으로 경영 파탄 위기에 몰린 도비사는 내년 3월말까지 매각 절차를 밟아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2년 연속 자본잠식으로 상장 폐지가 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 계약을 생략하고 빠른 매각 완료 의지를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협상 주체인 양측은 매각 금액과 조건 등의 큰 틀에서 합의를 봤으며 한미일 연합에 참가하는 각 진영은 출자 금액과 특허관련 권리의 이용규약 등을 정하는 최종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변수는 WD의 소송 문제다.
WD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상급법원에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제소를 해 다음달 14일 법정심리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협상 주체들도 소송 리스크로 매각이 중단될 경우 재협의를 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WD는 도시바와 조인트벤처(JV)를 세우고 주력공장인 욧카이치공장을 공동 운영해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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