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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4년만에 최악 인신매매국으로..미중 북핵해법도 표류하나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8 15:48

수정 2017.06.28 15:48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암중모색해온 미중간 밀월관계가 파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27일(현지시간) 중국을 4년 만에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공식 지정한 게 미중관계가 악화일로에 빠지는 시그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해법을 최대 의제로 다룰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중관계가 파열음을 보여 북핵해법을 찾기 위한 한미중간 퍼즐맞추기도 난망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중간 관계악화는 최근 여러 사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선 미국 국무부가 이날 발표한 '2017년 인신매매보고서'에서 중국을 최하위 등급인 3등급(Tier 3) 국가로 분류한 게 양국간 관계악화에 쐐기를 박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2014년부터는 중국을 '감시 등급'인 2등급 그룹에 포함해왔다.
3등급은 가장 낮은 최악의 단계,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최소한의 기준과 규정도 갖추지 못하는 나라로 평가된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이 북한을 포함한 23개 국가와 똑같은 최악의 국가로 분류된 셈이다.

주요 매체들은 이번 미국의 조치를 중국의 대북압박 역할론 부재에 따른 일종의 압박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3등급 국가로 강등한 배경으로 탈북자의 강제송환 문제를 핵심 이유로 꼽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심기는 최근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중국이 대북압박을 위한 특단의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중국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판만을 주장하면서 미국측 실망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는 사실 중국측이 대북정책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 외에 특별한 결과물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4월 미중정상회담 이후 대북압박을 위한 중국역할론에 큰 기대를 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게 바로 미중 외교안보대화였다는 것이다.

더구나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북핵해법과 사드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지만 미중간 관계악화에 따라 관련 사안에 대한 의견조율도 복잡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날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호 관계를 구축하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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