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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정책토론회] 오니시 켄스케 피스윈즈 재팬 대표 "버려진 개를 구조견으로 양성, 히로시마 살처분 완전히 없애"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8 17:26

수정 2017.06.28 22:26

fn-동물복지 국회포럼 공동주최
주제발표-일본의 동물복지 선진 사례
대만 등 재난현장에 투입 조난자 찾는 등 맹활약
주인이 먼저 죽을 때 대비 반려견 공제조합 등 필요
오니시 겐스케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오니시 겐스케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일본 내 유기견 살처분이 최고였던 히로시마현을 지난해 살처분 제로로 만들었다. 유기견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훈련의 결과다."

파이낸셜뉴스와 동물복지 국회포럼 공동주최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 정부 반려동물정책 어떻게'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오니시 겐스케 피스윈즈 재팬 대표는 '일본의 동물복지 선진사례'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피스윈즈 재팬은 국제구호 비정부기구(NGO)로 일본 내 최대규모의 유기동물보호단체이기도 하다.

오니시 대표는 "1996년부터 이라크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난민 11만명을 돌보는 사업을 해왔다"며 "그 경험을 통해 많은 유기견을 관리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이들을 교육훈련해 입양과 구조견 등으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오니시 대표는 히로시마현에서 유기견을 구조견으로 양성하는 사업 '피스완코(강아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가 히로시마현에서 사업을 개시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당시 히로시마현이 일본 내에서 살처분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니시 대표는 "히로시마가 47개 현 중 살처분 상황이 가장 심각했기에 히로시마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구조견을 양성한 결과 히로시마나 대만 등에 파견할 수 있게 됐고, 이들 덕분에 조난자를 찾기도 했다"며 "인간이 살처분하려는 강아지가 인간을 구한다는 아이러니를 알려주지 않으면 살처분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지 못할 것 같아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 그 결과 2016년에는 히로시마현에서 살처분 수가 제로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피스완코 프로젝트가 각종 서적과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구조견들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됨은 물론 살처분을 막게 하는 상징이 됐다.

오니시 대표는 "프로젝트 초기자금으로만 15억원이 들어 내부 비판이 거셌지만 고향세 제도가 도입되면서 지원금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고향세 50억원과 일반 기부를 포함, 총 100억원의 기부를 받았다"면서 "한국에서 고향납세가 시작된다면 동물복지를 위해 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오니시 대표는 한국에서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제언으로 콜렉티브 임팩트와 반려견 공제조합을 제시했다.

콜렉티브 임팩트는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부문의 조직이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사회공헌을 말한다.

반려견 공제조합이 필요한 이유로 민간보험의 취약성과 고령화를 꼽았다.
오니시 대표는 "현재 반려동물보험은 의료비를 지원하는 수준에 그쳐 개 주인이 먼저 죽는 경우를 대비해 공제조합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일본이 한국보다 고령화가 10~20년 빠른 상태에서 한국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에 일본 사례를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제조합에서 보험뿐만 아니라 어느 동물병원에 믿고 동물을 맡길 수 있는지, 주인이 영외로 나갈 때 어디에 맡기면 될지 등을 제공하면 많은 사람이 가입할 것"이라며 "한국은 새 제도를 만드는 데 일본보다 더 좋은 상황일 수 있다.
앞으로 한국 등 동북아 동물복지를 어떻게 할지 함께 협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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