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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외교·통상·개발 '3박자'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02 17:06

수정 2017.07.02 17:06

[차관칼럼] 외교·통상·개발 '3박자'

최근 필자는 경기 성남에 소재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방문했다. 한국국제협력단은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1991년 설립된 우리 정부의 대외 원조기관이다.

세계적으로는 '코이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다. 코이카는 전 세계 44개국에 해외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약 1조원에 달하는 대외원조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개도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코이카 해외봉사단의 규모도 연간 약 5000명 수준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조 브랜드가 됐다.

필자는 코이카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캐나다 외교부의 독특한 조직구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캐나다 외교부의 정식명칭은 국제협력부(GAC)인데, 여기에는 외교담당 선임장관 외에도 무역장관, 개발장관이 있어 서로 협업하는 구조이다. 이를 '팀 캐나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필자는 팀 캐나다 사례를 들면서 '팀 코리아'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코이카가 단순히 외교부 산하기관으로서가 아니라 '대등'하고 '밀접'한 파트너로서 개발원조를 시행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개발의 위상,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대외 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도 필요한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여토록 했다.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개발협력 이슈를 다룬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국제개발처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 외교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외교의 지평을 기존 4강과 동북아를 넘어 세계로 확장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의 공익에 능동적으로 기여하고 개발협력 추진에 있어 창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실 개발협력은 글로벌 안보 위협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한다.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적 호감과 매력지수도 높인다. 따라서 외교전략과 긴밀히 연계된 개발협력은 우리 안보이익을 확대하고, 경제.통상 및 통일외교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40여개 정부기관이 크고 작은 원조사업들을 경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분절화는 원조 효과를 저하시킨다. 통합적이고 체계적이며 효과적인 원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는 대한민국 대표 원조 브랜드인 코이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외교부와 코이카도 열린 자세로 여타 원조 시행기관들과의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 또 해외원조를 담당하는 비정부기구(NGO)는 물론 청년 봉사단원 등 시민사회와도 함께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팀 코리아'의 틀 안에서 개발협력 분야가 국익 증대에 보다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외교는 장기적으로 평화통일이라는 과업을 달성해야 하는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우리 외교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대표 원조 브랜드인 코이카는 우리가 자랑스럽게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조 현 외교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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