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애 기자의 '멍이 산책']

반려견 대부분 중성화 수술 거치는데… 올바른 일인가?

콩이(반려견 치와와 이름)에게도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이제 3살 남아인 콩이도 '중성화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 우리 가족은 콩이를 처음 분양할 때 중성화 수술 같은 건 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수술을 시키지 않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수컷 강아지를 키우는 주변 사람들부터 수의사 선생님들 모두 최선을 다해 우리를 설득했다. 중성화를 시키지 않으면 키우는 가족들이 힘들 뿐만 아니라 콩이도 나중에 나이가 들어 고환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 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도 우리는 중성화는 너무 잔인하다며 끝까지 피해왔다. 하지만 우리의 결심이 무너진 건 끊임없는 콩이의 집안 내 영역표시(마킹)와 갈수록 고약해지는 성격 앞에서였다. 중성화 수술을 시키면 마킹이 덜해지고, 소변 냄새도 지금보다는 약해지며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줄면서 성격도 유해질 수 있다는 수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수술 당일, 공복으로 오라는 병원 측의 이야기를 듣고 세상 천지 밥 먹는 게 가장 큰 삶의 낙인 콩이에게 아침밥을 주지 않고 병원으로 데려가는데 괜히 마음이 좋지가 않았다.

콩이를 병원에 맡기고 돌아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암컷이고 수컷이고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들 대부분은 중성화 수술을 한다는데, 그럼 이 강아지들은 어떻게 어떻게 종족보존을 하지?'

개농장이 생겨난 가장 큰 원인일 수 있었다. 개농장은 강아지를 강제로 교배시켜 다양한 유통망에 강아지를 공급하는 최전선에 있는 곳이다.

인간이 편의를 위해 자연교배를 억제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인위적 교배를 통한 종족번식의 장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들 모두가 개농장이 탄생하게 된 데 조금씩은 지분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중성화를 모두 금지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다. 다만 보다 생명을 존중하는 깨끗하고 잘 관리된 곳에서 건강에 위협을 주지 않으면서 강아지들을 교배시키는 공급처가 마련될 필요는 있다. 한평생 좁은 철장에 갇혀 새끼만 낳다가 병들어 죽는 강아지들을 생각하면 너무 가엾고 마음이 아프다.
이 때문에 곳곳에선 개농장 철폐를 위한 법률적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원천봉쇄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현실적인 대안 마련과 함께 강아지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