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끝없는 미사일 도발, 北 실체 직시해야

ICBM급 '레드라인' 건드려 새 정부 대화 노력에 찬물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이 ICBM급인지는 확실치 않다. ICBM급이면 태평양을 건너 미국 하와이.알래스카, 더 멀리는 미 서부에 닿는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이번 미사일을 중거리 탄도미사일, 즉 IRBM급으로 봤다. 당장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ICBM급인지 정밀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능력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 5월 최대고도 2110㎞, 비행거리 787㎞에 이르는 화성12형 미사일을 쐈다. 이번에 쏜 화성14형은 최고고도 2802㎞, 비행거리 933㎞라고 발표했다. 포물선을 위로 크게 그리는 고각발사 형식이다. 이를 정상각도로 눕혀서 쏘면 사거리가 8000㎞를 웃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거리가 5500㎞ 이상이면 통상 ICBM으로 분류된다.

김정은은 일부러 시기를 골라 도발을 감행했다. 7월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이다. 또 7일부터 이틀간 독일 함부르크에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또 김정은은 대북공조를 재확인한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도 어깃장을 놓기로 작정을 한 듯하다.

이번 도발은 이른바 레드라인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예전과 다르다. 북한 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 진작부터 미국 조야에선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론이 나왔다. 그 전제조건이 ICBM 개발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 사람은 인생에서 할 일이 그리도 없나"라며 김정은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예측 불허인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 없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흘 뒤(5월 14일)에 화성12형 미사일을 쐈다. 이번엔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에 화성14형을 쏘아 올렸다. 문 대통령이 내민 대화의 손을 걷어찬 꼴이다.
앞으로도 김정은은 미사일 도발은 물론 핵실험에도 나설 공산이 크다. 이게 우리가 상대해야 할 북한의 실체다.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은 시험대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