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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피플파워가 닿지 않는 북한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06 22:47

수정 2017.07.06 22:47

[기자수첩] 피플파워가 닿지 않는 북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 그 공은 두 가지다. 우선은 '기저효과'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기능적으로' 닫힐 수밖에 없었던 4강외교가 다시 살아난 것이다. 새 대통령이라면 누구나 가져갈 수 있는 패다. 그보다 본질적인 이유인 '피플파워'다.

문 대통령은 출범 직후 미.중.일.러.유럽으로 나가는 특사들에게 "새 정부가 피플파워를 통해 출범한 정부라는 의미를 강조해달라"고 해 정치적 정당성.투명성이 우리 외교기조가 될 것임을 복선으로 깔았다.
이후 일본과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를 다루면서는 "대다수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미.중에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상대가 거세게 반발하기 힘든 '규범적' 측면의 접근이다.

피플파워가 대미를 장식한 것은 한·미 정상회담이다. 직전까지 제기됐던 각종 우려를 딛고 문 대통령은 대북정책을 비롯해 한반도 평화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순방기간 한·미 정상 간 분위기 자체가 언론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특히 '촛불혁명'에 대한 인상이 깊었는지 평화적 정권교체와 그렇게 교체된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굉장한 존중을 보여줬다"고 귀국길에 전했다.

하지만 한 곳, 피플파워가 아직 닿지 않는 국가가 있다.

이제 문 대통령은 우리의 피플파워와는 아주 대척점에 있는 북한 정권과의 게임을 풀어나가야 한다. '최고 영도'가 곧 나라인 북한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도 '서울이 뭐라건 신경쓰지 않는다'는 태도다. 제재든 대화든 관심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워싱턴의 '레드라인'으로 분류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쏴 올렸다. 우리로서는 곤란한 상황이 됐다.

최고지도자가 '마이웨이'를 걷기로 결심한 만큼 북한 정권은 앞으로도 수차례 ICBM 실험을 거칠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 내부에서도 북한을 적대시하는 목소리들이 힘을 받을 것이다. 정부는 길게 보고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내부를 아우르는 것도 큰 숙제다. 남남갈등은 남북갈등만큼이나 풀기 어렵다.
정부가 피플파워를 존중하면 그 힘은 언젠가는 북한에도 닿을 것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정치부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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