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yes+ Culture] 아뜰리에 에르메스 '오 친구들이여, 친구는 없구나'展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06 17:14

수정 2017.07.06 17:22

젊은 작가 6인, '아뜰리에 에르메스 10년' 활동을 회고
김민애 '파사드'
김민애 '파사드'

백경호 '꼬마' '할머니' '꽃무덤'
백경호 '꼬마' '할머니' '꽃무덤'

"오 친구들이여, 친구는 없구나."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했다고 전해지는 말이다. 친구들을 호명하며 우정의 시작을 이끌어내는 듯하다가 곧바로 친구는 없다며 우정을 부정하는 이 말은 친구의 존재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내는 우정의 이중성을 표현하는 말로 쓰인다.

가능성과 불가능성이 양립하는 이 모순적인 지점을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매력적인 포인트로 보았고 그들의 지난 10년을 기념하는 회고전의 제목에 이 말을 그대로 갖다 붙였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것도 정형화될 수 없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시간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동시대성을 의미한다. 지난 2006년 11월,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 다니엘 뷰렌의 전시로 문을 연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지난 5월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의 재개관을 맞이해 '오 친구들이여, 친구는 없구나'전을 진행 중이다.

오는 23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예술 그 자체보다 더 흥미로운 삶으로서의 예술'을 제안하는 동시대 작가들의 창작 열정에 동참해왔던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지난 10년간의 활동을 조망하고 이를 통해 향후 10년의 방향을 가늠해 보고자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는 김민애, 김윤하, 김희천, 박길종, 백경호, 윤향로 등 20대 후반부터 30대의 젊은 작가 6인이 참여한다. 이들은 과거 10년간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진행된 전시 내용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참고해 작품에 투영함으로써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았다.

김민애는 과거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진행됐던 전시와 관련된 설명 글들을 막에 새긴 '파사드'를 전시장 입구에 설치했다. 전시의 주제에 주목한 백경호의 작품은 원형의 캔버스와 사각의 캔버스 위에 붙여진 옷 등 조각적 설치물로 '꼬마' '할머니' '자화상' 등 의인화된 회화 작품을 전시했다.


김윤하는 지난 10년간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전시했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 중 포착해낸 키워드 '유연한''강박' '전혀' '고귀한' '통제된' '기념' 등을 바탕으로 명예로운 기념품이 될 수도, 어쩌면 예쁜 쓰레기가 될 수도 있는 일종의 트로피를 제안했다.

김희천은 지난 10년간 가상현실(VR), 인터넷,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디바이스에 의해 재편된 시공간의 조건을 키워드로 삼았다.
10년의 시간 속 변화상과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지난 전시들이 포착해내려 했던 '리얼리티'와 '경계'에 대한 사유를 다시금 불러들여 시대의 변화에 익숙해지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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