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vs. 윤종규, 불꽃 튀는 리딩금융]

글로벌 선두 신한 '내실경영 강화'… 국민 '영토확장 잰걸음'

(2)  글로벌화,  뛰는 '신한' 쫓는 '국민'
신한금융.. "현지법인 독자생존에 총력"
20개국 167개 네트워크서 작년 해외매출 1832억원.. 그룹 순이익 6.6% 달해
KB금융 "올 글로벌 영토확장 원년"
2008년 카자흐 사태 딛고 전문인력 육성 등 준비 철저.. 디지털 앞세워 동남아 공략

#1. 조용병 신한금융회장은 취임 이후 3개월간 4번이나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4월 아시아지역을 방문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영국,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등 4개국을 방문해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나섰다. 조 회장은 연기금, 국부펀드 관계자들을 만나 중장기 성장전략인 '2020프로젝트'와 전략방향을 설명했다.

#2. 윤종규 KB금융그룹회장은 상반기에만 두번의 해외출장에 나섰다. 2월에는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등 동남아 4개 국가를 방문해 새롭게 문을 연 사업장 개소식에 참석하고,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협조를 부탁했다. 3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디지털 글로벌' 전략을 구상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이 국내 리딩금융을 판가름할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글로벌 실적은 금융그룹 1~2위를 다투는 신한금융과 KB금융 간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곳이다.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더욱 큰 격차로 1위를 유지하려는 신한금융에겐 '가장 굳건한 최후의 보루'이고, 1위를 탈환하려는 KB금융에겐 '마지막 고지'가 되는 셈이다. 두 금융그룹 수장들이 글로벌 전략에 유독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실 다지기 vs 영토 넓히기

글로벌 시장에서 신한금융은 이미 선두주자다. 20개국에 167개 네트워크를 보유했고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1832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룹 순이익의 6.6%를 차지하는 규모다. 전 금융지주 가운데 단연 선두다. 특히 신한 베트남은행의 경우,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통해 HSBC 등을 제치고 외국계 은행 1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은 하반기 해외 네트워크 확장보다 해외시장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지주,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 5개사의 글로벌 사업을 아우르는 부문장을 선임해, 매트릭스 체제를 구축했다. 그룹사가 동반 진출해 있는 국가의 경우, 국가별 대표를 선임하는 컨트리 헤드(Country Head) 제도를 운영한다. 그룹사간 협업 시너지를 활용한, 선두 굳히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해외에 사무소나 법인을 세운 것으로 끝내는 전략은 한물갔다고 생각한다"며 "신한은 해외진출 이후계획을 별도로 준비할 정도로 현지 법인의 성장성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올해를 글로벌 영토 확장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부문'은 KB금융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왔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글로벌 실적비중은 전체 3%에 그친다. 부진의 배경에는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가 있다. KB금융은 지난 2008년 BCC 지분을 매입했지만, 금융위기가 닥치며 수천억원대 투자 손실을 입은 뒤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014년 취임한 윤 회장에게도 '해외 진출'은 최대 난제였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지난 2년간 차분히 전문인력을 키웠고, 진출 지역에 대한 꼼꼼한 분석을 거쳤다. 성과는 올해부터 가시화 됐다. 지난 5월 BCC 지분을 전량 털어내고, 연초부터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국민은행은 미얀마에서 KB마이크로파이낸스를 열며 현지 소액대출 시장에 진입했고, KB캐피탈과 KB카드는라오스 현지기업과 함께 'KB코라오리싱'을 출범, 자동차할부금융에 나섰다.

■자생력 확보 vs 디지털 확대

신한금융의 해외 전략은 '현지화를 통한 독자 생존'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일본과 베트남을 타깃으로, 현지법인의 자체 영업력 키우기에 주력한다. 한국에서 성공한 예금 및 대출상품을 베트남과 일본 현지법인에 공급하고, 디지털 금융상품이 발달한 만큼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 등을 현지 법령에 맞게 리모델링 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베트남에서 호주 ANZ은행의 리테일 부분을 인수해 영업력을 키우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지법인이 독자생존할 수 있어야 해당지역에서 스스로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한국에서의 자금이나 상품 지원을 확대하고, 현지 인력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자체적으로 공략 우선 순위 국가를 1~10위로 설정하고, 각 국가에 맞게 전략을 세분화 하고 있다. 최우선 순위로 미주와 동남아 지역을 꼽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우선 순위 국가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를 검토 중"이라며 "현지 금융회사와의 협력을 통한 지분투자 또는 인프라 사업을 통한 금융회사 인수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디지털'을 앞세워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다. '글로벌 디지털 뱅킹' 모델을 개발해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비대면 플랫폼인 '리브 캄보디아(Liiv Cambodia)'를 캄보디아 법인에서 구축, 선진화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있다. 결제방식 확대, 대출상품 추가 등을 통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인접 국가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리테일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 두 국가의 소매금융 시장조사에 착수한 상태"라며 "현지 금융사 인수 등 다양한 진출 방식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뉴욕, 런던 지점은 기업투자금융(CIB)의 전초기지로 삼는다. 은행-증권의 협업을 통해 인프라 투자, 대체투자, 외화채권 거래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국가별로 현지화된 디지털 플랫폼과 오프라인 인프라 구축, 그리고 글로벌 전문 인력의 결합을 통해 동남아를 선도하는 은행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그룹내 해외 시장 수익 비중을 2020년 6%로, 2023년에는 10% 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