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제2, 제3의 삼성전자가 나와야 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07 18:10

수정 2017.07.07 18:10

관련종목▶

세계최고 수익기업 반열에 투자심리 확산 계기 삼아야
삼성전자가 2.4분기에 세계 최고 수익기업 반열에 올랐다. 영업이익에서 세계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을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매출에서도 24년간 세계 1위 기업으로 군림해온 인텔을 뛰어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전자는 2.4분기 실적이 매출 60조원에 영업이익 14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이 18%, 영업이익은 72%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애플의 분기실적 전망치(12조2100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스마트폰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원조이자 세계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꼽히는 애플을 꺾은 것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빅4인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17조3000억원으로 인텔(16조5000억원)을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률도 23.3%를 기록했다. 100원어치를 팔아 23.3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화려한 성적을 거둔 것은 반도체시장의 슈퍼호황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날 발표된 잠정실적에는 부문별 실적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만 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갤럭시S8의 호조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선전도 한몫했다. 반도체 실적 고공행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경기 평택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낸드플래시 출하량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으로 매출 220조원, 영업이익 50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220조원은 우리나라 올해 예산(400조5000억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삼성전자의 쾌거가 삼성전자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제2, 제3의 삼성전자가 나와야 한다. 삼성전자는 5일 44만개의 일자리를 새롭게 만드는 총 37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여전히 투자 확대에 소극적이다. 국내 3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691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다른 대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부도 기업을 적폐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과감한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개선, 세제혜택 등 실질적 투자유인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