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10년 갓 넘긴 DIMF에 응원을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0 16:53

수정 2017.07.10 16:53

[기자수첩] 10년 갓 넘긴 DIMF에 응원을

"DIMF 가신다고요? 왜 가세요? 요즘 DIMF 좀 촌스럽지 않아요. 이젠 새로운 것 같지도 않고…."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폐막을 보기 위해 대구로 내려가기 전 공연계의 몇몇 이들로부터 여러 말들을 들었다.

공연 담당을 하고 처음으로 맞이한 DIMF여서 한 번은 내려가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연한다는 폴란드 팀의 3D 뮤지컬 '폴리타'가 어떤 공연인가 궁금증도 있었다. 그런데 예전과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먼저 듣고나니 '괜히 가겠다 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실망을 안고 돌아오게 될까 께름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직접 확인하는 것이 낫지 하는 마음이 더 커서 기차에 몸을 실었다. 대구에 도착하자마자 폐막작인 '폴리타'를 보러 달려갔는데 개인적으로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으나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공연 내내 3D 영상으로 무대 배경을 구성한 것이 신선했다. 2시간가량 계속 3D 안경을 쓰고 있자니 배우들의 표정이 흐릿하게 보이는 데다 좀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던 점은 아쉬웠지만 DIMF이기에 선보일 수 있는 공연이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혹 국내에 들여온다면 3D 영상과 배우들의 연기를 집중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잘 분배하고 무대를 3D로 다 채우기보다 좀 더 보완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상업시장에서 실험성이 높은 뮤지컬을 한다는 것은 도박이다. 공연산업은 한 번의 실패가 기획사의 존립마저 흔들 만큼 뿌리가 약하기 때문에 제3세계에서 온 물음표 가득한 작품을 선보이기엔 더욱 모험정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DIMF는 축제이기에 오히려 새롭고 낯선 것들을 선보일 수 있다. 국내에서 DIMF 외에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다른 테스트 보드가 없는 것 또한 좀 더 DIMF를 응원해야 할 이유다.

DIMF가 국제적 축제를 지향하며 한국에서 나름 성공한 뮤지컬 축제로 자리잡기까지 이제 겨우 10년을 넘겼다. 여전히 예산의 어려움은 항상 있고 부족한 인력에 멤버가 바뀔 때마다 흔들리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얻은 열매들이 많았고 또 앞으로 거둬야 할 것들이 많다.
지역색을 넘어 DIMF가 지원한 작품이 서울로 역진출할 수 있는 성공 사례도 만들기 위해 예산을 집중하고 토양을 다질 필요도 있다. 부족함이 많다.
그러나 영국의 에든버러 축제 못지않은 아시아의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애정을 갖고 들여다봐 주는 것이 필요하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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