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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뛰는 중국, 걷는 한국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1 17:07

수정 2017.07.11 17:07

[여의나루] 뛰는 중국, 걷는 한국

중국의 산업발전과 경쟁력 강화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한·중 수출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최근 보고서 '중국의 산업구조고도화가 한국 주력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전략'(2016년 12월)에 의하면 중국 산업은 그동안의 빠른 성장을 통해 2011년에 이미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 1위 산업생산국이 되었고 반도체, 조선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중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자동차산업(부품 포함)의 경우 한·중 양국 모두 5%대 세계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나 중국의 점유율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고 우리나라는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향후 중국의 산업구조고도화에 따라 대부분의 산업에서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중국 등 신흥국과의 경쟁이 더욱 증대되고 우리 제조업의 해외 생산이 확대됨에 따라 정체 내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양국 간 무역에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의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가전, 철강, 섬유 등의 산업에서는 중국이 우리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력을 가격경쟁력과 기술경쟁력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먼저 가격경쟁력에서는 디스플레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면 대체로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우위에 있으며 향후에도 한·중 간 격차가 다소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중국이 여전히 우리보다 어느 정도 앞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가격경쟁력이 우리보다 높게 유지되는 이유는 중국의 임금수준이 앞으로 상승하더라도 우리나라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 한편 제품의 대량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기술경쟁력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현재 우위에 있으나 앞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격차는 점차 축소되어 5년 이후에는 조선,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등 일부 산업에서만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기술우위를 나타내게 되고 나머지 산업분야에서는 한·중 기술경쟁력이 거의 대등한 수준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2015년에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발표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중국 제조업의 종합경쟁력을 2025년까지 독일 및 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035년에는 세계 최대 제조 강국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정보기술, 에너지절약 및 신에너지자동차, 신소재 등 10대 핵심 산업을 선정.육성하고 제조업을 고기술 신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종합경쟁력 강화 노력이 앞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수출증가세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중국 및 세계 시장에서 한·중 간 경쟁은 더욱 확대되고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 관련 미래 신기술산업분야에서 선제적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점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자동차, 일반기계 등 기존 대부분의 산업들에서 제품의 고급화 및 차별화를 추구해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하고 기존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야 한다. 또한 생산시스템 개선을 위해 스마트공장의 보급을 확대하고 부품.소재기업과 전방 수요기업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출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세계 시장에 대한 최신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해외 현지 유통 및 마케팅기업들과의 제휴를 지원하여야 한다.

오상봉 전 산업연구원장·한림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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