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유라 "삼성, 말 교환 모를리 없어" 증언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2 16:20

수정 2017.07.12 16:35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2017.7.12/사진=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2017.7.12/사진=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나온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승마 교환'을 두고 "엄마(최씨)가 삼성도 모르게 말 교체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삼성 측과 반대되는 입장으로 증언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 측 모르게 말 교환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아니요"라고 말했다.

특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삼성은 '삼성, 최순실 딸 위해 명마 지원' 언론 보도가 나가기 일주일 전 최씨 측에게 말 교환을 요구했다. 정씨는 "엄마(최씨)한테 '삼성 측이 말을 바꾸라고 한다'고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삼성이 모를 리 없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최씨는 '비타나V'는 나이와 부상이 많고, '살바토르(옛 이름 살시도)'는 소문이 많아서 바꿔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 측은 '말 교체'는 최씨 측이 상의도 없이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특검이 공개한 진술조서에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최씨가 임의로 코치인 안드레아스와 비나타V를 블라디미르로 교환했다"며 "'누구 허락을 맡고 말을 바꿨냐. 말은 어떤 이유에서든 (교환이) 안 된다는 게 우리 방침이다. 당장 원상회복 해라'라고 최씨에게 말한 적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정씨는 이미 말 교체도 삼성과의 협의 끝에 나온 결과라고 진술했다. 그는 정씨는 "엄마가 독단적으로 말을 바꿨다고 하는데 저는 아닌 것 같아서 물어봤다"며 "(승마 코치인) 캄플라데가 말 교환 바로 전날에 코펜하겐 공항에서 엄마와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 3명과 만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씨는 "안드레아스가 말을 교체해줬는데 삼성에서 돈이 안 들어온다고 짜증낸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씨는 당초 출석을 거부하겠다는 기존 태도를 바꿔 증인으로 나왔다. 정씨 변호인은 "정씨는 법정 출석 전에 어느 변호인과도 사전에 상의하거나 연락한 바가 없다"며 "이는 3차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피의자임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차단됐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은 "증인은 출석 의무가 있다는 것을 정유라 본인에게 고지하는 등 출석하도록 합리적 노력을 해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출석하게 된 것"이라며 "불법적인 출석 강요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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