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vs. 윤종규, 불꽃 튀는 리딩금융]

신한·국민, M&A로 장기전략 새틀 짠다

(4.끝) 고령화시대, 새 성장엔진 찾아라
"先내실화 後계열사 조정" 자산운용시스템 변화 위해 계열 증권사.생보사 증자.. M&A로 경쟁력 강화 경쟁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간 경쟁은 고령화 사회에서 대비하는 장기 전략에서도 불꽃이 튀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화에 대비해 계열사 포트폴리오 구도를 바꾸고 있는 것. 디지털 금융은 서비스의 편의성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금융기법을 발굴하는 것이라면 고령화 사회에서의 금융산업은 인구변화로 고객 라이프사이클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금융자산의 운용도 장기 안정적으로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금융자산 운용시스템과 계열사 구도를 바꾸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은행 중심의 지주사 전략으로는 고령화와 이에 따르는 금융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은행채나 1~5년 만기 예.적금으로 조달한 자금으로는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10년 이상의 자산운용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양사는 자본시장 공략과 장기자산운용 기법을 강구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계열 증권사와 생보사에 대한 증자 또는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의 경제' 만들기는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KB.신한금융 "증권사 키워라"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14일 각각 경기도 일산과 시흥에서 하반기 경영전략 구상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다. KB금융은 이미 KB증권을 인수했지만 인수 효과 및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내실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초대형 IB의 영업을 시작하는 KB증권을 중심으로 기존 강점이었던 회사채 발행 주선에 이어 인프라 투자는 물론 은행과의 인수금융 협업 등을 강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자기자본 4조원대인 상황에서는 금융투자계좌(IMA) 업무를 할 수 없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이 되어야만 IMA 업무를 허가 받을 수 있어서다. IMA는 종금업 상품으로 원금보장이 가능하면서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실적배당까지 받을 수 있다. IMA로 모은 자금은 기업금융 또는 부동산 투자에 활용된다. 기업들이 은행예금에서 IMA로 옮길 개연성이 충분하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자기자본 6조7000억원으로 8조원에 도전 중이다.

따라서 KB금융도 KB증권 인수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은행 예금이 저금리와 IMA 등장으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KB증권을 자기자본 8조원까지 만들어 IMA를 취득해야 장기수신 기반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 따라서 KB금융이 추가로 증권사 M&A 또는 KB증권에게 증자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KB증권의 성장을 위해 당분간 내실화를 추진하겠지만 자본시장과 디지털에서 먹거리를 발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추가 M&A에 나설 개연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신한금융도 마찬가지다. 지주사 중심으로 통합한 IB부문을 신한금융투자에 집결시킨 것은 신한금융투자의 내실을 다진 후 M&A 또는 추가 증자를 위한 것이다. 삼성증권이 다시 매물로 나올 경우 신한금융도 인수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투자가 5000억원의 증자를 받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한국형 IB)로 등록했다. 삼성증권을 인수하면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을 노릴 수 있다. 신한금융은 내부적으로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와 주식교환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한 것에 대해 초대형IB의 미래를 보다 밝게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네이버는 송금과 자금결제 등 은행 규제에서 보다 자유로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의 은행 역할을 찾겠다는 것"이라며 "미래에셋대우가 갖게 될 IMA까지 감안하면 네이버의 예금이 모두 미래에셋대우로 가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생보사 M&A 필수 불가결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은행 중심의 지주사 전략을 강구해온 만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자금운용에는 취약하다. 은행의 자금운용은 길어야 은행채 5년물이다. 은행채 5년물 조달로 5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운용하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에서의 자산관리는 고객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장기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은행의 자금운용 기법으로는 이같은 고령화사회에 대비하기 어렵다.

결국 생명보험의 장기자산 운용기법이 필요하다. 즉, 연기금의 자산운용을 은행과 각 계열사에 접목할 수 있는지 연구가 필요한 것.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이 국민은행 자본시장본부에 "10년 이상 장기채 조달 및 운용 가능 방안을 연구해라"로 지시했다. 은행이 10년 이상 장기채를 조달한다면 고객에게 장기적으로 실적배당할 수 있는 IMA 같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장기 인프라 투자 수익률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4% 이상이다. 해외 인프라는 이미 5%를 넘어선지 오래다. 예금을 팔지 않고 이같은 안정적인 실적배당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KB금융은 계열사인 KB생명의 성장이 불가피하다. KB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8조8874억원으로 생보사 중 하위권에 머물러있다. 각 업권의 상품을 총망라한 고객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생보사를 추가 M&A해야할 필요가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2년 ING생명 인수를 시도한 바 있다.

신한금융도 이같은 장기 자금운용을 강구하기 위해 지주사 내에 자금운용최고경영자(CIO)를 신설하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CIO는 연기금 또는 보험사에서 보험자산과 연기금의 장기운용전략을 구상하는 임원이다. 신한금융도 CIO 신설을 언급하면서 지주사와 계열사의 장기자금운용 방안 강구에 들어간 것이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1501억원을 벌어들이고 자산규모가 27조원까지 불어났다.
그만큼 내실화가 충분히 이뤄진 만큼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학을 실현할 여건이 형성된 셈이다.

다만, 국제회계기준(IFRS17)에 크게 영향이 없는 생보사를 찾을지 아니면 2021년까지 상황을 지켜본 후 움직일지 미지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는 모든 생보사가 고평가돼있다는 지적이 많아 M&A 시기를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IFRS17 도입 이후 오히려 재무건전성 문제가 발생한 보험사들이 매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