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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 기자의 한국 골프장 산책] 경기도 여주 스카이밸리CC, 모든 일이 술술 풀릴 것 같은 상서로운 땅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3 19:41

수정 2017.07.13 19:41

(5) 경기도 여주 스카이밸리CC
이번 라운드 홀인원 주인공은 '나야 나'
산악지형에 계단식이며 중지인 잔디 때문에 한국적인 '신토불이' 골프장으로 불려.. 14개 클럽 모두 사용할정도로 샷 밸류 높아
4개 티잉그라운드, 4철 푸른 잔디서 티샷.. 클럽하우스는 400명 동시 수용 가능
경기도 여주 스카이밸리CC 마운틴코스 8번홀.
경기도 여주 스카이밸리CC 마운틴코스 8번홀.

【 여주(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풀 냄새 피어나는 잔디에 누워 새파란 하늘가 흰구름 보면 가슴이 저절로 부풀어 올라 즐거워 즐거워 노래 불러요…' 어릴적 즐겨 불렀던 동요 '푸른 잔디'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그리 높진 않지만 산세가 수려한 산이 병풍처럼 빙 둘러싸고 있다. 해발 360m의 보금산 자락이라고 한다. 풍수에 문외한이 보더라도 금계가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金鷄抱卵)의 '길지' 기운이 느껴진다.

구름이 속절없이 산을 넘기가 아쉬워 산허리를 붙들고 여간해선 놓아주지 않을 기세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구름마을, 즉 '운촌리'다.
발 아래 비옥한 북내 뜰에는 뿌리를 깊게 박은 제법 튼실해진 벼들이 녹색 물결로 어서 오라 손짓하고 인근 신접리 송림에는 천연기념물 209호인 왜가리, 백로가 군무로 격하게 환영을 한다. 일상의 번뇌에 지칠대로 지친 우리네가 그토록 찾던 이상향 '청산'이 바로 여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푸르고 파랗고 깨끗한 '녹(綠).청(靑).정(淨)'지대, 즉 우리 모두가 꿈꾸는 그냥 '자연'이다. 경기도 여주 스카이밸리CC(대표 이정호)를 화폭에 담으면 이렇다.

■'신토불이' 한국형 코스에서 보기 드문 홀간 독립성 보장

이 골프장은 1998년 '대영 루미나CC'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 처음에는 18홀이었으나 나중에 18홀이 신규로 증설되면서 총 36홀로 운영되고 있다. 스카이밸리CC로 이름이 바뀐 것은 지난 2001년 호반건설이 인수하면서부터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예전에 영화를 누렸던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의 코스 시대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스카이, 밸리, 레이크, 마운틴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20여년의 세월을 지나는 동안 크고 작은 코스 리모델링도 수 차례 있었다. 18홀씩 따로 운영됐던 클럽하우스도 증설해 하나로 만들었다. 리모델링은 회원을 비롯한 이용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스카이밸리CC 이름 앞에는 불변의 수식어가 하나 따라 붙는다. 다름아닌 '신토불이' 골프장이다. 가장 한국적인 골프장이라는 의미다. 산악지형에다 약간은 계단식이면서 잔디가 중지여서다. 물론 차이점은 있다. 거의 모든 홀이 독립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14개의 클럽을 모두 사용해야 할 정도로 샷 밸류가 높다는 얘기다.

스카이밸리CC는 2012년 또 한번의 터닝 포인트를 갖게 된다. 골프장 경영의 '미다스 손'으로 불린 이정호 현 대표를 영입한 것. 올해로 재임 6년째인 이 대표에 대한 신임은 골프장 임직원 뿐만 아니라 모기업에서도 높다.

■'미다스 손' 이정호 효과로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

이정호 대표가 부임하면서 골프장은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됐다. 6년 재임 기간 코스 부지 내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편작(扁鵲)의 시술처럼 그가 손을 대면 죽었던 것도 살아났다. 코스 곳곳에 사과, 보리수, 살구 등 다양한 유실수를 식재해 관상용 겸 식용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꽃들을 심어 여성골퍼들로 하여금 순간이나마 '화아일체(花我一體)'의 행복감에 젖게 했다. 해충 퇴치와 방향 효과를 위해 심어 놓은 허브향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코스 부지로 직접 사용되지 않는 곳에는 어김없이 화단을 만들었다. 이는 땅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수년전만해도 녹조로 볼썽 사나웠던 해저드에는 연꽃, 갈대, 청포로 수를 놓아 수질을 대폭 개선했다. 그 디테일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동로가 여의치 않아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안전성은 물론 미관에도 좋지 않은 홀에는 새로 길을 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주었다. 하지만 가장 압권은 상시 개방되는 4개의 티잉그라운드와 10만t 담수가 가능한 대형 폰드다. 4개 티잉그라운드는 켄터키블루와 중지로 반반씩 나눠 조성해 사계절 푸른 잔디에서 티샷을 날릴 수 있게 했다.

스카이 1번홀과 밸리 9번홀 사이에 있는 대형 폰드는 그것 하나만으로 '가뭄 걱정 끝, 코스 관리 끝'이다. 올해 같은 극심한 가뭄에도 푹신푹신한 양탄자 페어웨이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표의 기후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대표는 레이크와 마운틴 코스에도 10만t을 담수할 폰드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스카이.밸리는 여성적, 레이크.마운틴은 남성적 코스

4개의 코스마다 색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늘코스(스카이·밸리 코스)는 업다운과 언듈레이션이 비교적 적다. 따라서 다소 편안함 속에서 라운드할 수 있는 여성적인 코스다. 정확한 아이언 샷과 치밀한 전략이 수반되면 좋은 스코어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정원코스(레이크·마운틴 코스)는 업다운과 언듈레이션이 하늘코스에 비해 큰 도전적 느낌의 남성적 코스다. 따라서 호쾌한 드라이버샷과 공격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스카이밸리의 또 하나의 자랑은 클럽하우스다. 연면적 1만3223㎡(4000평)의 클럽하우스는 웅장한 규모와 세련된 분위기로 각종 연회 및 세미나, 단체모임을 성대하게 치를수 있는 사교의 장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 골프장이 1년에 연단체 1000팀 이상이 이용하는 '연단체팀 천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는 클럽하우스가 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1년에 3~4차례 가량 36홀 샷건 방식의 연단체 행사를 치르고 있는데 4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이 없다면 그것은 말짱 도루묵이다.

4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장을 비롯해 다양한 연회 공간을 확보해 연단체팀의 천국으로 불리는 스카이밸리CC 클럽하우스 전경.
4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장을 비롯해 다양한 연회 공간을 확보해 연단체팀의 천국으로 불리는 스카이밸리CC 클럽하우스 전경.

■한 사람 하루 2번 등 홀인원 풍년으로 상서로운 땅 입증

스카이밸리CC에 들어서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릴 것 같은 상서로운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서 한 번 기록하면 5년이 재수가 좋다는 홀인원이 많이 나온다. 개장 이후 한 사람이 18홀 라운드를 하면서 홀인원을 두 차례나 기록한 적이 두 번이나 있었다.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선수가 아닌 보통의 아마추어 골퍼가 한 라운드에 홀인원을 두 번 할 확률은 1억6200만분의 1이라고 한다. 그만큼 보기 힘든 진기록이라는 얘기다. 가장 최근엔 2016년 2월 6일, 밸리 7번홀과 레이크 7번홀에서 홀인원이 나왔다. 재미있는 것은 그 기운을 받아서인지 홀인원 순간을 목격한 뒷팀에서도 홀인원을 기록한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홀에서 같은 캐디 도움으로 나흘 간격으로 홀인원을 기록한 경사도 있었다.

상서로운 기운은 골프장 밖에서는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 운촌리와 2007년부터 농촌사랑 1사1촌 자매결연을 체결해 지속적으로 농번기 일손돕기, 우천시 수해복구, 환경봉사활동 및 마을 생산품 구매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중중장애인 요양시설인 '소망의 집'에 생필품 지원 및 환경정화 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KLPGA 회장을 역임하면서 올해부터 KLPGA 2부투어인 드림투어와 시니어투어를 개최하기도 한다. 유망주 발굴과 골프 올드팬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서다. 내년 3월에는 계열 골프장인 하와이 오하우 섬에 위치한 와이켈레CC에서 KLPGA투어 정규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985년 개장한 와이켈레CC는 2010년 호반건설이 인수했다. 인근에 와이켈레 쇼핑몰이 있어 골프와 쇼핑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회원들에게는 가격 할인 등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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