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yes+ Health] 잠못 이루고, 우울하고.. 비 때문이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3 20:02

수정 2017.07.13 20:02

폭우 퍼붓는 장마철 건강법
일조량 부족하고 운동량 적어져 우울감.무기력증 쉽게 와 실내서 간단한 스트레칭 하루 30분 걷기 등 도움
습도 높아지며 열대야 빈번.. 깊게 못자고 뒤척이더라도 기상시간은 일정하게 지켜야
올해는 예년과 달리 잠깐 사이 폭우가 퍼붓는 소나기 장마가 지속됐다. 이 때문에 높은 습도와 흐린 날씨로 인한 의욕저하 및 무기력함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 높은 습도로 인해 열대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기간은 25일 전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장마철에는 활동량과 운동량이 저조해지고 일조량이 부족해짐에 따라 우울증에 취약한 환경이 조성된다.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등 뇌의 신경전달 물질들이 환경의 영향을 받아 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교수는 13일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은 우울감, 무기력함, 의욕저하, 불안감, 불면 증세 등으로 나타나는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전달 물질 감소로 우울증 경험

장마철에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칠 정도가 되면 한번쯤은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울증은 날씨 외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 빈도가 높은 중장년층의 경우 평소 우울증에 관한 기저질환이 없다고 하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전체 환자는 2012년 52만8000명에서 지난해 57만8000명으로 5년 사이 약 5만명이 증가했다.

특히 여성 우울증 환자는 약 38만명으로 전체 환자의 66%를 차지한다. 이는 남성 환자 약 19만명보다 많다.

우울증과 관련된 중요한 두 가지 신경전달 물질은 밤에 분비돼 수면유도 및 진정작용을 하는 멜라토닌과 낮에 분비되는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다. 이 두 호르몬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으로 활성화된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일조량이 적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줄어들면서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어 우울감을 경험한다. 우울증이 발생하면 불면증과 함께 식욕저하 및 무기력증을 경험하게 된다.

한 교수는 "야외활동이 부족한 장마철에는 즐길 수 있는 실내활동을 찾아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고, 본인에게 적합한 마음을 다스리는 법 혹은 명상이나 스트레칭, 음악감상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우울증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심해지는 경우 스스로 해결하기보단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마철 경미한 우울감은 하루 3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하거나 걷는 등 신체 활동을 늘리면 도움이 된다. 또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비타민 B군과 C군, 트리토판이 풍부한 현미, 콩, 우유 등은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도와주므로 섭취하도록 한다. 햇빛 흡수를 돕는 비타민 D가 들어 있는 달걀노른자, 생선, 간 등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름 제철음식 중 비타민C가 가장 풍부한 참외와 비타민 B가 많은 토마토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열대야, 생체시계 일정하게 유지를

이번 장마의 특징은 짧은 폭우로 습도가 높아져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건강한 성인은 7~8시간,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9~10시간 정도의 잠이 필요하다. 계속되는 수면부족은 낮에 깨어 있어야 할 순간에 자주 졸게 되는 심각한 주간졸음증을 일으킨다.

열대야에 잠을 못자는 것은 우리 몸이 높은 온도에 적응하기 위해 심장이 빨리 뛰고 혈관 등 신체기관의 수축과 확장이 일어나는 등 몸이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건강한 수면을 위해선 무엇보다 몸의 생체시계를 일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더위에 지쳐 밤을 지새웠더라도 아침엔 일정한 시간에 깨어 활동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밤에 늦게 잤다고 늦잠을 자버리면 몸의 리듬이 깨지고 다음날 잠자는 시간도 일정하게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사람은 잠들 때 체온이 떨어지면서 잠들게 된다. 하지만 밤에도 대기온도가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에는 체온이 떨어지지 않아 잠들기가 어렵고 쉽게 깨는 것이다. 따라서 잠자기 1~2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해 몸을 식히고 피로를 풀어준다. 잠자기 직전 너무 차가운 물에 샤워를 하면 오히려 잠드는 데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차가운 물이 몸에 닿으면 몸은 찬기를 느끼지만 피부의 혈관이 수축돼 오히려 몸의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잠을 청한 후에 15분 내에 잠이 오지 않으면 잠자리를 벗어나 몸을 식힌 후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더워서 잠들기 힘들다고 에어컨을 장시간 강하게 틀어놓고 환기를 시키지 않으면 냉방병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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