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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청년에게 권하는 농촌일자리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6 17:14

수정 2017.07.16 17:14

[차관칼럼] 청년에게 권하는 농촌일자리

최근 일자리 문제만큼 각계각층의 관심을 끄는 화두는 없는 것 같다. 좋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정작 좋은 일자리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청년백수, 명퇴가장, 빈손노인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고 이 문제들은 저출산·고령화, 양극화라는 절벽과도 맞닿아 있다. 일자리에 관심이 늘어나는 가운데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함께 관심이 늘어나던 귀농.귀촌은 이제는 견고한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TV에서도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이런저런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다. 시골에 가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도 여럿 있고, 결혼해서 제주도에 사는 유명 연예인이 민박을 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바로 지금이 좋은 일자리로서 잠재력을 품고 있는 우리 농업.농촌을 주목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농업.농촌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직업은 '스마트팜'이다. 그동안 전통적 영세소농구조와 노동집약적이라는 산업 특성으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농업을 평생직업으로 선택하기를 주저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농업에 대한 전통적 관념을 바꿀 때가 됐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과학기술 발달은 농업을 자본.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미 전국적으로 상당히 보급돼 있는 원격 환경제어형 스마트팜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기술 등과 결합해 AI형 스마트팜으로 업그레이드된다면 말 그대로 최첨단 고부가가치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농촌 공동체에 기반을 둔 다양한 일자리를 권하고 싶다. 사회적 협동조합, 농촌공동체회사, 마을기업 등의 이름으로 마을사람들이 함께 또는 역할을 나눠 물건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서로 필요한 일상서비스나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일자리들은 경제적 이윤을 극대화하기보다는 공동체적 가치에 기반을 둔 것이며, 급여.승진과 같은 물질적 보상보다 공동체 속에서 소속감, 보람, 상부상조와 같은 인간적.정서적 가치를 느끼고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일자리를 통해 우리 사회가 더욱 안정되고 인간미 넘치는 사회가 된다면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업.농촌에 있는 다양한 유형.무형의 자원을 활용해 벤처창업을 하는 것도 권유하고 싶다. 이미 범정부적으로 노력해 온 결과 아이디어와 기술만 훌륭하다면 창업하고 사업체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원체계가 단계별로 만들어져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벤처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창업콘테스트를 실시해왔고, 올해도 전국에서 700여개 팀이 참가해 겨루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장 컨설팅, 투자상담, 국내외 마케팅 지원 등 종합적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젠 명문대학을 나와 창업을 하고 투자자의 투자를 받아 젊은 나이에 수십,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성공사례도 많이 있다.
창업한 사람 모두가 성공하기는 어렵겠지만 젊은 나이에 넓은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는 청년, 생각만 해도 긍정적 에너지가 샘솟는 느낌이다. 이 외에도 농림식품산업과 농촌에는 너무나 다양한 일자리가 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젊고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변화하는 농업.농촌에서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의미 있고 보람된 일자리를 갖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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