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험대 오른 최저임금 7530원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6 17:32

수정 2017.07.17 09:55

내년 시간당 16.4% 인상.. 불평등 완화 對 경기 위축
경제 파급효과 시각 엇갈려.. 정부, 재정 포함 4조 이상 투입 영세업자.소상공인 지원
시험대 오른 최저임금 7530원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보다 16.4%(1060원) 인상됐다. 인상액은 역대 최대이고, 인상률은 2001년 16.8% 이후 17년 만에 최대 폭이다. 월급(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우는 소득주도 성장, 불평등 완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호평했다. 반면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만원 인상'을 주장해 왔던 노동계 역시 인상폭이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2018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만큼 정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빚어질 수 있는 고용한파 등의 부정적 효과를 해소하기 위해 4조원을 웃도는 정부 직접지원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16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1차 전원회의를 열고 표결 끝에 15대 12로 근로자위원들이 제시한 7530원을 내년 최저임금으로 결정했다. 표결 전 근로자위원들은 최종수정안으로 7530원을, 사용자위원은 7300원을 제시했다. 표결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모두 참여했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번에 의결한 최저임금 수준은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결정이 아니라 노사의 고통분담을 통한 상생의 결정이고, 치열한 토의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인상 폭이 큰 만큼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지원을 위한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 폭을 올해 대비 54.6% 인상한 1만원을, 사용자 측은 2.4% 오른 6625원을 제시했다. 이견이 커 협상 과정은 난항을 겪었지만 11차까지 가는 회의 끝에 16.4% 인상안을 확정한 것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1989년(1그룹 29.7%, 2그룹 23.1%), 1991년(18.8%), 2000년 9월∼2001년 8월(16.6%)에 이어 역대 4번째로 높다.

노사 양측의 팽팽한 힘겨루기 끝에 최저임금이 결정됐지만 재계와 소상공인 등의 반발은 인상 폭만큼 강하다. 재계는 인건비 상승이 협력사로 확대돼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사드보복 등으로 매출부진과 수익성 악화에 빠진 업계 등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향후 고용확대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상공인들과 중소.중견기업계는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감내할 수 없는 재앙 수준으로 평가했다. 기업에 모든 부담을 떠넘겨 범법자로 내모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혹평까지 내놨다.

정부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문재인정부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에 대한 인적자본 투자가 확대되면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혜택을 받는 많은 사람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소상공인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결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서둘러 최저임금 인상대책을 발표했다. 4조원+알파(α)의 재정을 투입해 과거 인상 추세를 초과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는 정부 재정을 통해 직접 지원하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을 통해 경영상 제반비용 부담을 낮춘다. 또 불공정거래 관행 근절로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 등의 경쟁력 강화도 지원한다.


한편 내년에 최저임금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 463만여명으로 추정된다. 영향률은 23.6%다.
고용노동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8월 5일까지 고시해야 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김서연 오승범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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