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점주들 "인건비 걱정에 한숨… 본사 로열티 줄여줬으면"

불안한 프랜차이즈.편의점 업계
"매년 고정비 증가하는데 점주 순수익 더 줄어들어 알바 없이 가족끼리 할 판"

2018년 최저임금을 16.4% 인상하기로 결정된 다음날인 17일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에서 점주가 아르바이트생 대신 직접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오은선 기자
"아르바이트생들이요? 지금처럼 못 쓰죠."

17일 낮 기자가 찾은 서울 광화문의 한 커피전문점. 직장인들이 많은 이용하는 이곳은 특정시간대에 더 붐빈다. 아침 출근시간이나 점심시간엔 아르바이트생 2~3명을 더 써도 대기줄은 길게 늘어지기 일쑤다. 회전이 빠른 만큼 더 많은 직원이 필요하지만 커피전문점 주인 김모씨는 고민이 많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16.4%나 오르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금 인원을 다 쓰면서 내년 최저임금을 맞추기엔 역부족"이라며 "메뉴 가격을 올려야하겠지만 이마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숨 쉬었다.

■편의점 주인 "알바 줄이고 가족끼리 운영"

2018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시간당 1060원 인상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통업체 가운데서도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업종은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타 업종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일반 자영업자와 달리 판매물품의 가격 조정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 고민이 더 깊다.

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차라리 내가 더 일하고 만다"며 제품 박스를 뜯어 물건을 정리했다. 혼자 점포를 지키고 있던 이씨는 "얼마 남지도 않는데, 이젠 알바생을 쓰는 게 더 힘들게 됐다"며 "야간 정도만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나머지는 가족끼리 돌아가면서 일할까 생각 중"이라고 털어놨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매일 점포에 나온다는 서울 동작구 편의점 점주 김모씨도 "속이 터질 노릇"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만원을 팔아 1000원이 매출 총이익으로 남았다 치자. 그러면 본사가 70% 가까이 떼어간다"며 "장사가 잘 안되는 매장은 로열티 등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이 500만원에서 550만원 정도다. 야간 알바를 8000원씩만 써도 인건비가 250만원 이상인데, 최저임금이 지금보다 더 오르면 점주가 가져가는 돈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본사에서 양보해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프랜차이즈만 1만개가 넘는 편의점 시장에서 본사가 1%의 로열티만 양보해도 점주의 수입에 큰 변화가 생긴다는 얘기다. 또 다른 편의점 점주는 "이번 조치는 소상공인한테 100% 양보하라는 것밖에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그 양보는 결국 자영업자들 생존권을 뺏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르바이트 일자리 감소 '부메랑' 우려도

제빵 등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예년보다 인상률이 2배를 넘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인건비 부담을 우려하며 결과적으로는 아르바이트 일자리 자체의 감소라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제빵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이전에도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포함하면 매년 대략 10%씩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다"며 "내년에 최저시급이 오르면 가맹점주의 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별 점주 차원에서 진행하는 가격 할인이나 쿠폰 증정 등 '로컬 마케팅'도 위축될 수 있다"며 "제품 판매가격을 점주가 올리면 소비자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품 판매가격의 경우 프랜차이즈 본사가 권장소비자가격을 제시하지만 개별 점주가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맹점에서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가 그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대학생 등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최저시급을 1만원으로 올릴 경우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수익이 9%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중소 상인인 가맹점주의 수익 감소와 함께 아르바이트 학생의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대기업 프랜차이즈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르바이트생들은 "진작에 올렸어야 하는 당연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고구마를 굽고 있던 아르바이트생 이모씨(21)는 "델리 코너, 세탁 등 편의점에서 주어지는 일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근로 강도를 생각하면 최저임금이 오르는게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