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알뜰주유소 2부시장 유찰 되풀이… 실효성 논란 재점화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7 18:16

수정 2017.07.17 18:16

최저가 입찰 매력 없고 주유소업계 반발 부담.. 공급물량 규모는 축소
알뜰주유소 2부시장 유찰 되풀이… 실효성 논란 재점화

5차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자 선정 입찰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제도 실효성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알뜰주유소 제품 공급 시장 가운데 하나인 2부시장이 유찰돼서다. 재입찰이 추진 중이지만 수익성 저조를 이유로 일부 기업들은 사업 참여를 반기지 않고 있어 다시 유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2부시장 유류공급사 선정을 위해 입찰 재공고를 거쳐 다음 주 중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 입찰에 참여했던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입찰에서 2부시장이 유찰된 것은 가격 차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측이 원했던 낙찰 예정가와 정유사들의 공급 가격 간의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정유사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진 저유가 시대에선 최저가격 입찰인 알뜰주유소보다 정제마진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수출 수익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정유사가 자영 주유소 공급가보다 낮은 가격에 유류를 알뜰주유소에 공급한다며 기만행위라고 주장하는 주유소업계의 반발도 부담이다. 앞서 주유소업계는 정유사가 이번 알뜰주유소 사업에 참여할 경우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유사가 사업 참여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와 내수 점유율 확대지만 과점형태의 국내 시장에선 큰 혜택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국의 알뜰주유소는 1100여개 수준으로 전체 주유소의 10%가량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예정된 2부시장 재입찰 절차에서도 또 다시 유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기업이 참여했음에도 유찰된 것은 가격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몇 번 더 입찰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알뜰주유소는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1년부터 공급사 선정 과정에서 수차례 유찰됐다. 1차사업에선 입찰 당일 일정을 연기하는 등 세 차례 입찰을 시도하는 우여곡절 끝에 공급자를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 4차 공급자 선정에선 2부시장은 단독입찰에 따른 유찰을 겪은 뒤에 공급자를 뽑았다.

정부 측과 정유사 간 가격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입찰이 되풀이될 경우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거듭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의계약으로 진행되거나 입찰 완료를 위해 적정 가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경우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으로 가격 왜곡현상이 초래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5차 알뜰주유소 공급자 선정 입찰에서 2부시장 물량이 과거와 달리 줄어든 것을 두고 사업 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2부시장 공급 물량은 과거 약 5억800만L 규모에서 8400만L 수준으로 감소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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