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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반쪽 靑 회동 … 여야 협치 초심 되찾길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9 17:22

수정 2017.07.19 17:22

야, 대화 기회 외면말고.. 여, 탕평 자세 견지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했다. 사실상 '반쪽 영수회담'이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를 외면하고 충북 청주 수해현장을 찾으면서다. 그런 탓인지 꽉 막힌 정국의 물꼬를 틀 계기를 찾지 못한 것은 퍽 아쉬운 대목이다. 이제라도 여야는 협치의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소야대 정국의 애로를 호소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정 문제에 대한 야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한.미 FTA 비준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극력 반대했다는 걸 문제 삼아 회동에 불참했다. "한국에 연간 300억달러 이익을 내는 FTA"에 대해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는데도 여권의 반성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빌미로 소통을 외면한 것은 옹졸한 처사로 비친다.

제1야당 대표가 빠지니 알맹이 있는 소통이 이뤄질 리가 있겠나. 문 대통령은 대화를 기조로 한 한반도 평화 정착 구상 등 한.미 정상회담과 베를린 방문을 통해 얻은 외교적 성과를 누누이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과 대화할 조건이 아니다"(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라는 등 트럼프 행정부는 공공연하게 한.미 간 북핵공조 균열을 우려하는 판이다. 그렇다면 홍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본부중대, 1·2·3중대를 데리고 국민 상대로 정치쇼" 운운할 게 아니라 문 대통령 앞에서 고언을 해야 했다.

물론 여권의 태도도 문제다. 코드 위주로 채워지고 있는 내각의 면모를 보더라도 대탕평 인사는 물 건너간 인상이다. 더군다나 박근혜정부 청와대 문건을 대거 공개한 데서 엿보이듯 야권과 대화하자며 전 정권을 겨냥한 사정 드라이브를 거는 꼴이다. 이러니 지난 5월 합의한 여.야.정 협의체도 가동될 턱이 없다. 두루미와 여우의 우화처럼 서로 상대가 못 먹을 그릇에 음식을 담아 권하는데 협치가 먹혀들 리 만무하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 악수하고 밥 먹고 헤어진 뒤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다시 험구를 주고받는 후진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그러려면 청와대와 여당은 승자로서 포용력을 갖고 야당을 진정한 국정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
야권도 국정에 협조할 것은 하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는 지름길임을 유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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