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추락하는 런던경제… 환율·집값 휘청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9 18:03

수정 2017.07.19 18:03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새일자리 줄고 집값 하락
대형금융사 투자 축소 예고
추락하는 런던경제… 환율·집값 휘청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불확실성이 런던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사상 최저 실업률은 반길만하지만, 새 일자리는 자취를 감추고 있고, 폭등세를 기록했던 집값은 고꾸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런던이 경제 활력을 잃어버리고 있다"며 "문제는 지금 모습이 최악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머니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싱크탱크 '런던센터(Centre for London)' 보고서를 인용해 브렉시트로 인해 런던 경제 기초가 흔들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벤 로저스 런던센터 이사는 "브렉시트가 어떻게 전개될 지 아무도 모르지만 새 분석은 런던 경제가 휘청거리기 시작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은 영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이르고 금융과 정보기술(IT) 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빨아들이는 자석 역할을 한다.
런던이 흔들리면 영국 경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런던센터는 보고서에서 런던의 실업률이 사상최저 수준인 5.5%를 기록하고 있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속도는 크게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경기침체 이후 런던의 회복세가 이제 끝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런던 경제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영국에서 취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하는 국민보험(NI) 외국인 등록자 수가 런던의 경우 2.4분기 15% 급감했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조너선 포테스 교수는 "NI 등록자 수, 특히 EU 출신 등록자 수의 급격한 감소는 영국에 일하기 위해 건너오는 이민이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확실한 데이터"라고 말했다.

런던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던 런던 집값이 빠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초반에만 14% 폭등하면 사상최고 증가세를 기록했던 런던 집값은 이후 상승분 대부분을 까먹었다. 브렉시트 우려로 투자자들, 특히 중국인 투자자들이 유럽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런던 집값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런던 주택 소유주들의 집값 상승 기대심리에 기댄 '부의 효과'를 감퇴시키고 결국 이들의 씀씀이가 줄어들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문제는 아직 최악은 오지도 않았다는데 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얘기다.

JP모간 체이스, UBS, HSBC, 골드만삭스 등 상당수 대형 금융사들이 브렉시트를 이유로 영국내 고용, 투자를 줄일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런던의 중심이자 토대인 금융산업이 뿌리부터 흔들릴 가능성을 예고한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에 따르면 미 IT기업인 스냅챗, 구글 등 IT 업체들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수개월 뒤 런던 사무소 개설을 발표했다며 IT 기반은 건재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중장기적인 흐름은 장담하기 어렵다.

런던 뿐 아니라 영국 경제 전체가 브렉시트 여파로 휘청거리는 모습도 보인다. 1.4분기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EU 역내 최저치인 0.2%를 기록했고, 임금 성장률은 정체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붕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운드 약세로 수입물가가 높아지면서 5월 물가상상률이 2.9%로 치솟았고, 소비자들은 카드빚을 내 씀씀이를 유지하는 형편이다. 대신 파운드 약세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올 1.4분기 런던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약 450만명으로 전년동기비 16%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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