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정부 시그널 안 통하는 부동산시장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0 17:18

수정 2017.07.20 18:20

[기자수첩] 정부 시그널 안 통하는 부동산시장

'사인을 보내 시그널 보내 근데 전혀 안 통해. 눈빛을 보내 눈치를 주네 근데 못 알아듣네. 답답해서 미치겠다 정말. 왜 그런지 모르겠다 정말.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사인을 보내 시그널 보내.'

요즘 자주 들리는 노랫말이 귀를 때린다. 자꾸 내 귀에는 가사의 화자가 정부와 부동산 시장으로 바뀌어서 들린다. 정부는 시장에 계속해서 시그널을 보내고 눈치를 주고 있다. 정부가 지난 6월 주택시장의 이상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6·19 부동산대책'을 통해 지역별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차등 적용, 중도금 대출 중 잔금 대출에 DTI를 신규 적용했다. 또 청약조정대상지역 추가, 서울 전역의 분양권 전매제한 등도 포함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일성에서 집이 없거나 주택이 한 채인 사람이 지난달 집을 산 비율은 줄어든 반면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집을 산 비율은 많게는 7.5%까지 늘었다며 투기세력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달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실수요자들이 집을 구입할 수 있도록 장기간 무주택자나 부양가족이 많은 실수요를 위해 청약가점제 비율을 높이고 1순위 자격 기준을 얻는 데 소요되는 기간을 늘릴 것을 천명했다. 최근 열린 주택시장 정상화 토론회에서는 투기세력의 주택시장 교란을 차단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런데 시장에는 전혀 안 통하고 있다. 6·19 대책 발표 이후 주춤했던 집값이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19대책 발표 전인 6월 둘째주 0.32%였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대책 발표 뒤 오름세가 둔화되는 듯하다 이번주 들어 0.29% 상승해 대책 발표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신규 분양시장도 역대 최대치의 경쟁률을 연일 갈아치우며 달아올랐다.

그렇게 시그널을 주는데 도대체 집값은 왜 안잡히는 걸까. 시장은 못 알아 듣는 게 아니라 알아도 멈출 수가 없다. 갈 곳 없는 유동성은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 특히 서울에 투자가 몰리는 상황에서 도시재생 등으로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여 추가 상승 여지가 있음이 분명하다.
정부의 사인이 엉뚱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내달 대대적인 부동산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더욱 강한 사인과 시그널을 보내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사인과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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