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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정용 신세계푸드 메뉴개발팀장 "400종 메뉴로 한식 세계화에 기여할 것"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0 17:18

수정 2017.07.20 22:28

양식.한식.아시안.할랄 푸드 등 평창올림픽 선수단 1만명에 급식
[인터뷰] 최정용 신세계푸드 메뉴개발팀장 "400종 메뉴로 한식 세계화에 기여할 것"

"지구인의 축제인 2018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7000여명의 선수와 3000여명의 관계자 등 1만여명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성껏 음식을 대접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아차산로5길 신세계푸드R&D센터에서 만난 최정용 메뉴개발팀장(사진)은 "국내 업체가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에서 선수단 급식을 맡게 된 것은 처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최 팀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국내 업체도 국제행사를 잘 치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더 나아가 신세계푸드가 세계적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피력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13일 평창 동계올림픽의 급식서비스 부문 공식 후원사로 선정됐다. 2018년 평창 선수촌,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국제방송센터(IBC) 등에서 전 세계 선수단, 기자단, 운영인력 등 1만여명의 삼시세끼는 물론 야식 등을 책임지게 된다. 동계올림픽 이후 치러지는 장애인 선수단 대상 스페셜올림픽 선수단의 식사도 제공한다.
내년 2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까지 약 7개월, 200일가량 남았지만 이미 400여종의 메뉴에 대한 대략의 얼개는 나왔다. 양식을 기본으로 한식의 비율을 높이고, 아시안과 할랄푸드도 구성할 예정이다.

최 팀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창올림픽위원회와 끊임없이 메뉴 개발, 검증을 거치며 IOC가 지정한 글로벌 급식업체로부터 컨설팅도 받고 있다"며 "IOC 측에서 해외 선수단의 경우 주식인 빵에 불만이 많다는 조언을 듣고 올림픽이 열리면 현장에서 장비와 인력을 보내 직접 구운 빵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강원도의 대표 농수산물인 양미리와 도루묵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적어 강원도의 골칫거리였지만 최 팀장과 연구팀의 노력으로 신메뉴를 개발했다. 추어탕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양미리시래기국'과 '도루묵탕'은 2018년 평창올림픽 한식 메뉴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 팀장은 1994년부터 2009년까지 웨스틴조선호텔 조리팀과 사업전략팀을 거쳤다. 김대중 대통령 재임기인 지난 2001년에는 총괄셰프로 방한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식사를 준비했다. 또 지난 2013년 충주 국제 조정경기대회를 찾은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만찬을 대접했다. 그는 "당시 반 총장 수행원들이 '엑설런트(excellent)'란 말을 썼는데 일반적인 '굿(good)'을 뛰어넘는다는 의미였다"고 회고했다.

최 팀장은 신세계푸드의 계열사인 한식뷔페 올반, 수제맥주 전문점인 데블스도어, 베이커리 베키아에누보 등의 새 프로젝트는 물론 스무디킹의 음료 개발 및 외식 급식 등 전사 차원의 메뉴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한식뷔페인 올반 개점을 앞두고 종가집 메뉴 개발을 위해 강원 강릉에 있는 '서지초가들'의 창녕조씨 종부를 만났던 기억을 특별하게 꼽았다.

최 팀장은 "자연의 정직함과 초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여제경농'이란 가르침을 받았다"며 "거짓되지 않고 진실한 요리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급식서비스 제공을 위해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최 팀장을 포함해 총 35명의 전문개발자와 품질체크담당자(TC) 15명이 내년 1월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베이커리 개발팀, 연구소 직원 등 각 사업장에서 투입될 인원을 선발 중이다.
행사기간에는 본사 인력을 포함해 총 400여명의 요리사가 투입된다.

최 팀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K푸드의 세계화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400여가지 메뉴 리스트, 메뉴별 요리법과 영양정보, 식자재 리스트, 일자별 발주량 등 올림픽 기간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며 "선수촌에 맞는 한식메뉴를 개발하고 그 한식메뉴에 맞는 영어표기법 등 자료를 남겨 후배들에게 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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