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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정면돌파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4 17:23

수정 2017.07.24 17:23

[차장칼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정면돌파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달 이상 공백 상태가 이어지던 금융위원회 수장에 최종구 위원장이 부임하면서 그동안 밀렸던 금융과제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최 위원장이 지난 21일 취임 후 첫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던진 화두는 기대 이상이란 반응이다. 통상 금융위원회 수장이 부임하면 어려운 국내외 금융환경을 설명하면서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당부의 인사를 건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 최 위원장은 새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과제에 포함된 금융관련 내용들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구체적 시행 날짜와 계획을 못 박았다. 금융위 직원들도 간부회의가 끝난 뒤 최 위원장 발언의 맥락을 해석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조직혁신기획단(TF)'을 가동해 금융위의 내부조직 운영과 업무 프로세스 등을 혁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부분이다.
최 위원장은 이틀 만에 조직혁신기획단장을 임명하고 24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과장급을 TF단장으로 하는 내부 혁신단을 발족해 조직 전반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외부자문단'도 구성, 외부 의견 수렴에도 나서기로 했다.

조직 내부의 문제를 일반 직원들과 외부 전문가 시각에서 새롭게 검토하겠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내용에 있어서도 금융위 내부조직 운영을 비롯해 업무관행, 업무프로세스 등 조직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왜 최 위원장은 이처럼 파격적인 형태의 '조직혁신기획단'을 취임과 함께 발표했을까. 이에 대해 금융위 직원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조직을 새롭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부터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맞닿아 있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반응까지 다양하다. 최 위원장이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도록 금융위 직원들도 조속히 마인드 셋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부분에서 결국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동안 금융위 내부에선 금융감독 체계 개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금융위 조직을 기능별로 개편하고, 향후 정부 조직개편과 연계해 정책과 감독을 분리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금융위 해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금융위 내부에서조차 기능별 개편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되겠느냐는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는 최 위원장이 TF를 속전속결로 밀어붙였다는 것은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TF가 올해 금융위 조직을 기능별로 개편하는 문제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경우 내부 반발도 예상된다.
선이 굵고 뚝심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최 위원장이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금융권 전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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